세계여행/RUSSIA

살아있는 근현대사 박물관 할아버지와 함께한 2박 3일.

요호호 2013. 4. 3. 16:56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배에서부터

하바롶스크까지 가는 시베리아 열차까지, 2박 3일간의 여정을 함께 해주신 할아버지.


 

42년에 일제에 의해 사할린으로 강제 이주되신 부모님으로부터 

44년에 태어나신 할아버지.


46년에 일제에 의해 아버지는 (남한의)광산으로 이주, 

아버님께선 가족들에게 돈 벌러 가신다고 하셨다고, 그리고 46년간 뵙지 못한.


65년도 20살이되시면서 하바롶스크에서 사심. 

그 당시 소련에서의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

88년 처음으로 남한의 발전소식을 접하심

(그때까진 북한 소식만 접하셨는데 남한의 발전 소식에 굉장히 놀라셨다고)


91년 소련 해체 후

92년 적십자사의 도움으로 한국 땅을 처음 밟아보심

이때 헤어졌던 아버지를 다시 만나신.

96년 아버지는 암으로 돌아가심.

2009년 한국 국적 획득으로 한국으로 오셔서 생활 중.

의사 일을 하신 사모님은 2002년에 돌아가심. 

사모님 말씀에 고생만하다 돌아가셨다며 눈물을 흘리신.



지금은 하바롶스크에서 손주와 함께 살고 있는 따님을 만나러 가시는 길.

손주와 따님은 한국말을 못해서 한국에서 함께 살기는 힘들다고.


일제 강점기,

소련의 사회주의 시절,

러시아로의 이데올로기를 모두 글이 아닌 삶으로 겪으신 할아버지


나로썬 상상할 수 없는 할아버지의 삶.

교과서에서, 역사책에서 보던 근현대사를 

살아오신 분에게 삶으로 들으니 역사라는 무게가 느껴진다.


할아버지는 당신의 삶을 덤덤히 말씀하셨지만, 

편하게만 살아온 난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 먹먹했다.


사실 난 헤어질 때가 되어서야 할아버지에 대한 의심을 풀었다... 

너무 잘해주셔서 왜 잘해주실까? 하는 의심이 됐다;


다시 뵙긴 힘들겠지만, 다시 뵙고 싶다.

그리고 다시 제대로 인사드리고 싶다.

감사하다고.


할아버지와 헤어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