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다/책
#1081. 좋은 문장 나쁜 문장. 송준호. 다시 읽기.
요호호
2014. 8. 26. 23:57
24% (그 말이 그 소리인 말) 같은 말을 자꾸 반복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목에 힘줄을 불룩거리며 열변을 토하는 사람은 그야말로 요령부득이다. 아무리 중요하고 듣기 좋은 말이라 해도 같거나 비슷한 말을 자꾸 들으면 짜증이 나게 마련이다. 진실을 의심받기도 한다.
문장도 마찬가지다. 주장을 강조하려고 문장 안에서 뜻이 같은 말을 반복해서 쓸 수는 있다. 그런데 매사가 그렇듯 이것도 지나치면 문제다.
29% 뜻이나 모양이 같은 말을 반복해서 쓰는 건 전달하려는 바를 필요 이상 강조하거나 문장에 멋을 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물론 표현력이 부족해서 그렇게 쓰는 경우도 더러 있다. 하지만 그런 문장은 읽는 이를 지루하게 만들 뿐이다.
모양이 같은 단어나 구절을 겹쳐 쓰면 문장이 단조로워지게 마련이다.
(간결하게 혹은 명료하게) 길이가 짧은 문장은 당연히 간결하다. 전달하려는 뜻도 명료해 보인다. 그렇게 읽힌다. 그러므로 장점이 많다. 문장 자체가 생각의 단위이기 때문에 그렇다. 한 문장으로는 가급적 하나의 사실이나 생각만 전달하는 것이 좋다.
(연인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서로를 깊이 사랑하는 연인처럼 문장을 구성하는 단어 중에는 서로 가까이 있어야 하는 말들이 있다. 꾸미는 말과 꾸밈을 받는 말이 그것이다.
꾸미는 말과 꾸밈을 받는 말은 가급적 가까운 곳에 두어야 뜻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문장에도 디자인이 있다. 목걸이나 팔찌, 머리띠, 넥타이 등의 재료나 색상이 사람을 돋보이게 하듯 꾸밈말도 문장을 아름답게, 때로는 강렬하게, 또 때로는 담백하게 만들어서 전달하려는 뜻을 강화하고 글 읽는 맛도 더해준다.
떡두꺼비 같은 아들은 달덩이 같은 딸이나 꽃어럼 예쁜 여자처럼 우리 눈에 익숙해진 꾸밈말이다. 이런 표현을 죽은 비유라고 하는데, 쓰지 않는 게 차라리 낫다.
‘~에게’와 ‘~에’도 가려 써야 한다. 조사 ‘~에게’는 ‘친구에게’, ‘강아지에게’와 같이 대상이 유정물인 경우에만 쓴다. 반면 ‘화분에 물을 주었다’와 같이 대상이 무정물일 때는 ‘~에게’가 아니라 ‘~에’를 써야 어법에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