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다/시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요호호
2015. 3. 10. 09:00
당신은 참으로 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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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모든 시작을 앞에 두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기에 나는 당신에게 이런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당신의 가슴속에 풀리지 않은 채로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인내심을 갖고 대하라는 것입니다. 그 문제들 자체를 낯선 말로 적힌 책처럼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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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해답을 구하려 들지 마십시오. 아무리 노력해도 답을 구하지 못할 것입니다. 모든 것을 직접 몸으로 살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신의 궁금한 문제들을 직접 몸으로 살아보십시오. 그러면 어느 날 당신도 모르게 당신의 해답 속에 들어와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 길을 향해 매진하십시오. 그 길을 가다 마주치는 모든 것들을 신뢰로 맞아들이도록 하세요. 그것들이 당신의 의지에서 나올 때, 당신 내면의 욕구에서 나올 때 두려워 말고 받아들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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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