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호호/짓다_삶

세월호를 넘어

요호호 2015. 5. 5. 08:00
누가 주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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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요일, 세월호 특별법
대통령 시행령 반대를 위해 광화문에 갔다.
청와대는 경찰을 방패막이 세웠고,
경찰은 차벽과 울타리, 끝없는 의경벽을 쌓았다.
높은 벽과 조명, 불법시위를 해산하라는 경찰의 확성,
채증카메라는 감시자처럼 시민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넘을 수 없는 벽앞에서 무력감을 느꼈다.
무엇을 해야할지 알지 못했다.
아빠의 말대로 세상은 정말 바뀔 수 없는가.
경찰은 시민들에게 캡사이신을 살포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7조 1항은 말한다.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개가 주인을 무는 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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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경찰병력 6만 명이 서울에 배치되었다.
상황은 지금보다 나빴다. 군부독재였고
연행되면 고문이 당연시되던 때였다.
하지만 서울 시민 100만명이 전국에서 200만명이
거리에 나와 평화행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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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말한다.
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너무 많이 들어서 식상하다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건 정말 중요한 문장이다. 
이 문장을 모르고서야 노예로 살 수 밖에 없다.
누가 이 나라의 주인인가.
우리가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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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는 우리의 시대를 이전과 이후로 나눌 문제임에 분명하다.
오늘밤 벽 앞에서 함께 서길 부탁한다.
벽 앞에서 함께 이 노래를 부를 것을 제안한다.
권력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력함일테지만
노래로 함께 무력함을 이겨내자.
우리의 노래를 막을 수 있는 벽은,
진실을 막을 수 있는 벽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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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에서 함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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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경찰이 시민들에게 캡사이신을 살포했다.
마법처럼 노란 우산이 나타났다. 우산이 하나 둘 펼쳐졌다. 
시민들의 손에서 손으로 우산이 전해졌다. 전율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