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여행기_이것도 여행이라고

세계 여행 그리고 귀촌

요호호 2015. 5. 15. 13:52

밀밭

7년을 다닌 직장 퇴직 후 9개월 여행.
그리고 귀촌. 이건 근황이랄까
.
<귀촌의 즐거움>
작년 겨울부터 봄까지
홍성에 온지 어느새 7개월이 됐다.
태아는 10개월이 되어야 비로소 세상에 나오고
인간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내보아야 철을 아는 것이 세상의 이치랄까.
아직 여름과 가을을 지내보지 못했으나
하루하루 시간의 속도로 
야물야물 뿌리를 내리고 있다.
.
친구들은 내가 월급은 받고 사는지,
아빠는 내가 가장 노릇은 제대로 하며 
살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라네.
그렇다네, 세간에 나도는 말처럼
농촌에서의 삶이 낭만적이지만은 않다네.
탁트인 풍경만큼 농촌에서는
사람들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보게 된다네.
투기의 바람은 농촌 격지에서도 불고,
영혼없는 과학과 기술은 눈앞의 이익을 쫓아
우리가 먹고 마실 땅과 물을 오염시키고 있달까.
한파보다 무서운게 보일러 기름값이라는걸 배웠달까
.
그럼에도 농촌에는 분명 도시에서
절대 맛볼 수 없는 ‘완전함’이 있다네. 
삶터와 일터의 일치, 이것으로부터 오는 행복이랄까.
내가 하는 일이 내가 사는 공간을 변화시키고
함께 사는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것.
순환하는 생태계의 구성원이 되는 것. 
일종의 책임감이랄까.
사회라는 막연한 범위가 피부에 닿는 범위로.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 
음. 조금은. 

인간의 감수성은 태생적인거라지만
그 감수성은 자연 안에서 키워지는 게
자연스러운 이치일테지.
나는 아직 철이 덜든 귀촌자지만 
태어나길 금사빠로 태어난지라
주변의 걱정들이 무색하게.
요즘 정말 즐겁다.
마음속 바람이 분다.
.
p.s. 그러고 보니 책 표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