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호호/짓다_삶
<이반일리치>친구여 사랑에는 끝이 없다네
요호호
2016. 2. 16. 08:00
갈수록 사람들은 인공의 세계에서 살고, 스스로 인공물이 되며, 그러면서 만족합니다. 바로 이런 까닭에 지금 우리 두 사람이 우정(友情)의 가능성, 즉 진정으로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이토록 마음을 쓰고 있는 것이지요.
온이모의 생일을 축하하며 모인 우리
나는 이방인이었고, 나는 그대를 낯선 땅에서 만났었지. 그러나 내가 거기서 친구들을 발견한 이상 그 땅은 정말 낯선 곳이라고는 할 수 없었네. 내가 먼저 친구를 만들었는지, 혹은 내가 친구가 되었는지 나는 모르겠네만, 나는 거기서 사랑을 발견하였고 나는 그걸 사랑했으며 나는 그 사랑에 싫증난 적이 없었다네. 왜냐하면 그것은 내게 너무나 감미로왔고, 내 가슴을 가득 채웠으며, 나는 내 가슴이 그토록 조금밖에 담을 수 없는 것이 슬펐다네. 나는 거기 있는 것 전부를 취하지 못했으나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취했었네.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공간을 가득 채웠지만 내가 발견한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었다네. 그래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받아들이고, 이 소중한 선물의 무게에 짓눌릴 정도가 되었지만, 그러나 결코 짐스러움을 느끼지는 않았다네. 왜냐하면 내 온 가슴이 나를 지탱해준 까닭에. 그리고 이제 긴 여행끝에 나는 내 가슴이 여전히 따뜻해짐을 느끼고, 그 선물이 조금도 상실되지 않았음을 느낀다네. 사랑에는 끝이 없는 탓이라네.
<12세기의 수도사였던 성(聖) 빅토르의 휴(Hugh of St. Victor)의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