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호호/짓다_삶

#31_생일축하에 감사드립니다

요호호 2017. 7. 23. 15:26

아핫, 타이밍을 놓쳤지만요.
생일을 축하해주신 여러분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물론 써주신 글에 일일이 댓글을 달아야겠다고 생각은 했는데요. 내 고마움을 전하기엔 디지털은 넘나 차가운것...이라기 보단 일일이 답다는 건 넘나 귀찮은 이유입니다.


.. 쭈그라든건 페북에 대한 제 마음이지 고마와하는 제 마음이 아니라는거 아시죠? .. ;) 

지난 주말, 닭장에 습격이 있었습니다. 제보에 의하면 토, 일, 월 하루에 한 마리씩 생을 달리했습니다. 처음 4마리를 받아 중간에 4마리를 더했는데요. 한 마리씩 잃고 잃어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3마리를 어제 마저 묻은 것입니다. 

1년여를 함께 했습니다. 닭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가슴 깊은 곳 경탄이 일깨워집니다. 매혹적인. 더 표할말은 없을겁니다. 그네들에겐 나는 그저 밥주는 존재지만, 그래도 나는 좋아라하게 만드는 우리의 관계. 돌본다는건 그런건가 봅니다. 

30대가 되었지만 저는 역시 어리둥절 합니다.
여전히 상처받고, 호들갑 떨고, 사랑에 빠지고요.
읽고 싶은 책은 쌓여만 가고, 
여전히 게으르고 부모님께는 퉁퉁이고요.
나와의 약속은 점점 커지는 계란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또 한번의 시간을 돌았습니다.
수레바퀴를 돌아 또 한번의 봄을 맞은 것이죠.

두 발로 세상을 단단히 디딛는 것
손으로 더듬어 길을 열어가는 것
가슴이 하는 말을 몸으로 하는 것
더 약하고 가난한 존재가 되는 것

생을 달리한 그들을 묻으며
작은 꿈을 읊조려 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