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호호/짓다_삶
브런치_작가 체험기(4)_숨겨진 메일이 있었다.
요호호
2021. 5. 27. 13:24
좌절은 기대했던 만큼 크기 마련이다. 쿨한척 했지만, 내 본심은 이랬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입에서 피맛이 났다.
나는 연애편지를 해독하듯, 브런치에서 보낸 메일을 다시 읽었다.
그런데, 담당자가 쓴 '앞의 2개 메일 중'... 이라는 문장이 눈에 걸렸다. 이게 무슨 말일까...
처음엔 두개의 메일을 생각했는데, 앞의 2개 메일이라면 3개라는 말인가.
번뜩, 생각났다. 구글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은 겹쳐준다는 사실을.
얼른 다시 메일을 확인해보았다. 이제야 보이는 숫자 '2'...
다음 메일에는 <돼지를 부탁해>의 수상 후보작 소식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미 자라보고 놀란 가슴은 현실을 곧이 곧대로 보지 않았다.
메일을 잘못 보낸 담당자가 실수를 덮기 위해, 나를 (소문 방지용으로) 후보작으로 껴준 것이라 생각했다.
후보작이라는 것은 그런 건줄 알았다.
몇 배수의 작품을 선정해놓고 다시 한번 선정하는 시스템이라고,
그중에 후보작 하나쯤 더 넣는다고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몇 일 후 전화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