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로드맵 101
- 저자
- 스티븐 테일러 골즈베리 지음
- 출판사
- 들녘 | 2007-11-01 출간
- 카테고리
- 인문
- 책소개
- 모든 글은 개인의 내부공간에서 출발한다. 자신의 ‘이야기’, 곧...
… 글의 장르와 무관하게 모든 글쓰기는 스토리텔링의 하나이며, 소설을 쓰는 데 필요한 기술을 숙달하면 어떤 글이든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기술을 익히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소설가의 글을 연구하는 것이다. 소설가의 기법을 분석하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캐릴터를 설명하는 탁월한 솜씨, 안정적인 스토리 라인, 서정적인 구절에 담긴 시적 묘사, 철학적 주장, 인물간의 대화 등 다양한 기법을 통해 소설가는 인간의 가장 포괄적인 예술 형태를 표현한다. 스토리텔링에 능한 작가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다. 우리는 그 근본 원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10. 이 책은 원래 초심자용이다. 하지만 노련한 작가라면 알듯이 우리는 나이나 경험과 무관하게 모두 초심자이며 영원한 신출내기다. 누구나 배우고 익힐수록 자신의 커다란 무지를 깨닫게 된다.
(글쓰기의 환경) 소로는 <월든>에서 대화를 위해서는 넓은 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람들 간의 거리가 충분해야만 말하는 사람의 입에서 듣는 사람의 귀까지 긴 문장이 제대로 전달된다는 의미다. 글도 마찬가지다. 글의 경우에는 그 거리가 더 멀어야 한다. 글쓰기에는 고립이 가장 좋다.
11. 세상으로부터 동떨어진 책상에서 활짝 편 종이를 탁 트인 들판처럼 여기고 여행을 떠나는 마음으로 시작해보자.
자신이 아는 것을 넘어설 수는 없다.
ㅡ 니하르가다타 마하라지
19. 글쓰기란 뭘까? 기술이다. 뜨개질이나 목공, 대장간 일과 같다. 다만 많은 연습이 필요하고, 자신의 능력에 대해 끊임없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20. 이상적인 예술가라면 예술적 섬세함과는 거의 무관해 보이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회의적인 세상이 지독한 의심으로 자신을 공격해도 언제나 자신을 믿어야 한다. 전인류에 맞서 자신의 유일한 사도가 되어야 한다.
ㅡ 너새니얼 호손, 미의 예술가 중
22. 진정한 영감은 펜끝에서 나온다. 일단 써라. 글을 쓴다는 물리적 행위 자체가 상상력을 해방시킨다. 동작으로 아름다움을 드러낸다는 의미에서 글쓰기는 춤이나 스포츠와 같다.
소설의 문체와 관련된 기법 중에 의식의 흐름이라는 것이 있는데, 초고를 쓸 때에도 구사해볼 만한 전략이다. 머릿속에 흐르는 말들을 멈추지 말고 손가락의 움직임을 통해 흘러나가도록 하라.
적어도 처음 단계의 글쓰기는 쉽다. 단어들을 하나하나씩 써나가면 된다. 영감은 대개 문장 중간에 떠오른다. 잉크 자국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당신의 뮤즈가 노래를 시작할 것이다.
24. 당신이 가진 이야기와 당신이 받은 엄격한 훈련이 결합되면 상당한 힘을 가지게 된다.
윌리엄 포크너가 1950년 노벨상 수상 연설에서 한 말에 유념하라. “작가는 인간의 정신을 재료로 삼아 고뇌와 고통을 통해 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창조합니다.” 그런 노력을 기울일 만한 유일한 재료는 ‘인간의 마음이 그 자체의 갈등 속에서 빚어내는 문제’다.
목적의 고결함이 끝까지 관철되어야 한다.
한 눈으로는 산꼭대기를 보고 다른 눈으로는 꼭대기에 오르는 길을 보라. 등정 자체를 즐겨라. 그 여정이 곧 그 보상이다.
25. 내 경우 글쓰기의 동기는 일급 작가가 된다는 영광스러운 꿈이었다. 돈도 명성도 바라지 않았다. 오로지 내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따름이다. 위대함에 집착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성취는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도 내게 약속하지 않았다. 나의 재능을 알아준 사람도 없었고, 내가 쓴 글을 한 줄이라도 읽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전혀 없었다. 모든 것을 내가 직접 얻어내야 했다. 무엇보다도 나는 돈을 위해 글을 쓰지 않았다. 글쓰기는 비즈니스가 아니다. 글쓰기는 예술이다.
ㅡ 캐서린 앤 포더
27. 예리하고 전율적인 통찰력을 가진 작가라 해도 외면에는 고독이 흐르고 내면에는 섬뜩한 빛과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다. 그래도 작가는 희망으로 살고 신념으로 일해야 한다.
ㅡ J.B. 프리스틀리
(실패는 필수 코스) 실패는 성공보다 더 많은 가르침을 준다. 과녁을 잘 겨냥해도 화살은 빗나갈 수 있는 법이다. 겨냥 자체를 승리로 생각하자.
글쓰기는 서핑과 같다. 먼제 물에 빠지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진짜 실패는 아예 일어서려 하지 않는 것이다.
31. 자신의 가슴에서 나오는 요구에 무조건 따르라. “아는 것을 쓴다”는 헤밍웨이의 슬로건을 받아들이면 외부의 동기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을 수 있다. 당신에게 가르침을 준 어떤 스승보다도 더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50.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많이 있다. 그들과 실제로 책을 출판한 저자의 차이는 원고를 마쳤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있다.
세상 어느 것도 인내를 대신할 만한 것은 없다. 재주는 안 된다. 재주를 가진 사람이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는 무수히 많다. 재능도 안 된다. 보상 받지 못한 재능은 거의 속담처럼 전해진다. 교육도 안 된다. 세상에는 교육받는 낙오자들이 즐비하다. 인내와 결단력만 있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ㅡ 캘빈 클리지
(개고는 여러 번 할수록 좋다) 원고는 적어도 세 번을 써야 한다. … 초고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내용을 그대로 기록한다는 느낌으로 아주 빠르게 쓴다. 1차 개고에서는 더 밀도 있게 집중하면서 표현과 구문을 고쳐 문학적 분위기를 가미힌다. 2차 개고에서는 머릿속에 막 떠오른 것처럼 읽히도록 만드는 데 주력한다.
신참 작가들은 세 번이 아니라 그 이상, 열 번은 쓸 필요가 있다. 경력이 붙고 글을 쓴 경험이 늘어날수록 남들의 마음에 드는 원고를 쉽게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노력없이 쓰인 글은 감흥 없이 읽힌다. ㅡ 새뮤얼 존슨
55. 주어진 시간 내에 글을 마쳐야 한다. … 핵심은 초고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마치는 데 있다.
(분량에 연연하지 말자)
글은 나무처럼 유기적이다. 나무처럼 자라 어른이 되거나 성장을 멈추기도 한다. 그러므로 초고를 쓸 때는 글의 매혹적인 뉘앙스, 그 열린 공간과 무한한 가능성에 마음껏 취해도 좋다. 원하는 대로 써라.
하지만 나중에는 잘라내야 한다. 나무는 가지를 쳐줄 때 더 많은 열매를 맺는 법이다.
57. 씨앗에 양분을 주어 잘 길러낸 성숙한 창작물을 잘라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작가는 자신이 쓴 글의 모든 부분을 소중하게 여긴다. 하지만 냉정하게 자신의 작품에 임해야 한다.독자들은 간결하고 명백한 글을 원한다.
(즐겨 읽는 책 필사하기)
필사는 천천히 하도록 한다. 구두점 하나까지 원본 그대로 베껴야 한다.
이 연습의 목적은 저자가 의도한 정신적 경로를 그대로 따라가는 데 있다. 저자가 그 작품을 생산하는 데 투입한 물리적 운동을 정확하게 모방해보는 것이다.
… 이런 방식의 기계적 학습은 마치 세포에 기억을 심기 위해 암호를 각인하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도움을 준다.
… 사람들은 “나도 J.K. 롤링처럼 쓰고 싶다”고 말한다. 롤링처럼 말한다. 롤링처럼 쓰기에 앞서 롤링의 글을 베껴보라. 마치 마법처럼 당신 앞에 문이 열릴 것이다.
(타인의 조언을 귀담아 듣자)
흔히 작가는 ‘무’의 상태에서 ‘유’를 창조한다고들 말한다. 오로지 자신의 머릿속에서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낸다는 의미다. 상상의 원천과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려는 첫 시도는 분명히 작가 개인의 권한이다. 그러나 그 상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다른 전문가들에게서 조언을 구해야 한다.
62. 자신의 작품을 옹호하거나 남을 설득하려 해서는 안 된다. 그저 경청만 하라. 앞으로 당신은 끊임없는 비평 속에 살게 될 테니 미리 그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비평으로부터 배워야 한다.
66. 과거와 많은 작가들은 당신의 본보기이자 경쟁자다. 그들을 이기려면 그들을 읽어야 한다. 그들을 사다리로 삼고 올라가야 한다.
… 자신의 운명을 실현하려면 대가의 솜씨를 가져다가 자신의 뜻에 맞게 재가공할 줄 알아야 한다. 운동선수와 음악가는 늘 그렇게 한다. 그들은 자신이 본받고 싶은 동작과 악절을 수도 없이 모방하면서 원본을 더욱 아름답게 꾸민다.
67. 자신의 본질을 잃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무리 다른 사람의 솜씨가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해도 당신의 개성은 훼손되지 않는다. 당신의 고유한 목소리는 처음에 다른 목소리들과 섞여 있다가 점차 명료해질 것이다. 당신은 언제나 당신일 뿐이다.
“활력과 생명력이 당신을 통해 행동으로 전환된다. 당신은 언제나 고유하기 때문에 이 표현은 독특하다.” ㅡ 마사 그레이엄
(잡지 구독은 필수!) 잡지의 모든 기사를 숙독하고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으면 뜯어내 스크랩을 해두자. 잡지에서 당신은 우리 시대 최고 작가들의 작품, 현재 인기를 끄는 책들에 관한 서평, 출판 시장의 동향, 작가들을 위한 지침 등을 얻을 수 있다. 그런 잡지는 받시느 필요하다. 글쓰기와 관련된 모든 기사를 철저히 연구하도록 하자.
77. 여행 중에 찍은 사진들을 책상 주변의 벽에 붙여놓고 이따금 들여다보자. 사진 한 장을 통해서도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다.
79. 최고의 복수는 성공이다. 글쓰기를 통해 적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라. 순수한 예술의 힘으로 편협함을 초월해 스스로 위대함을 획득하는 것이다.
“최고의 복수는 베스트셀러” 재키 콜린스
82. 규칙적인 작업 시간, 편안하게 글을 쓸 수 있는 장소, 영감을 돋우는데 참고할 만한 책들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의 솜씨를 사람들에게 직접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그래서 그는 서점의 환경을 자기 집에 거의 그대로 복제했다. 아파트 창가에 탁자를 놓고, 맹리 저녁 그곳에서 원고 작업을 했다.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가 글을 쓰는 것을 보고, 무엇을 그렇게 열심히 쓰는지 궁금히 여겼다.
매일 아침 작가는 아래층 게시판에 전날 밤에 쓴 글을 붙여놓았다. 그는 이런 식으로 1년 동안 장편소설 한 편을 완성하고 서점 일을 그만두었다. 그는 성공의 원인이 초점의 이동에 있다고 보았다. 추상적인 전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원대한 계획을 짜기보다 지역 독자들을 그때그때 만족시키기 위한 짧은 연재물을 쓴다고 생각했던 게 주효했다. 이렇게 그는 취미로 모든 원고를 썼고, 그 과정에서 글쓰기 실력을 익혔다.
당신도 그 방식을 본받을 수 있다. 당신이 쓴 글을 늘 남들에게 보여주도록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기대감은 당신의 글쓰기를 자극하고 다듬어줄 것이다.
87. 은유는 ‘최상의 비유’. “서로 먼 관념들을 연결하고, 닮지 않은 것들에서 닮은꼴을 찾아내는 것”. “오직 은유만이 기쁨을 낳는 경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은유를 구상할 줄 아는 것, 그래서 배우지 못한 사람보다 세계를 더 넓고 다양하게 바라볼 줄 아는 것은 배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술이다.”
은유는 언어에 스며들어 언어를 풍부하게 한다.
92. 두 문장이 필연적으로 연관된 게 아니면 나누는 게 좋다. 물론 하나의 문장으로 묶어주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칼을 벼리면서 우리는 더욱 용감해졌다.)
이 문장을 둘로 나누어 표현하면 의미가 약해진다.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복문보다 짧고 간결한 문장을 많이 써야 한다. 그래야 가끔씩 사용하는 복문의 효과도 좋아진다.
말하는 것처럼 쓸 줄 알아야 한다.
94. 상투적인 문구를 너무 자주 쓰게 되면 당신 자신이 진부해진다. 작가가 문구를 어떻게 끝낼지 독자가 충분히 예상할 정도라면 당신은 작가로서 이미 끝장을 본 것과 다름없다.
독자가 예측할 수 있는 언어를 구사하면 안 된다.
96. 어떤 작가들은 그런 언어적인 보조 장치를 거의 사용하지 말고 스스로 설 수 있을 만큼 튼튼한 단어들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독특한 수식어를 보는 것은 즐겁다. 창의력을 발휘해보자.
형용사와 부사는 흔히 과도하게 조작적인 느낌을 주며, 저자가 독자를 어리석게 여긴다는 불필요한 추론을 가정하게 한다.
99. 부정적 표현을 사용할 때는 늘 주의해야 한다. 긍정적 표현으로 바꿀 수 있으면 문장 전체가 더 환해지고 실제로 독자에게 힘을 준다.
101. 언어를 부수고, 읊조리고, 쪼개고, 쥐어짜고, 돌리고, 찍고, 불태워라. 하지만 단어는 올바르게 선택해야 한다.
106. 작가의 첫 번째 의무는 남들을 즐겁게 해주는 데 있다.
116. 속도는 글자의 수다. 최소한의 글자를 사용하는 게 좋다. 보이지 않는 글쓰기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만을 남긴다.
글의 속도를 빠르게 하려면 물리적 세부를 잘라내고, 분석을 피하고, 행위에 집중해야 한다.
119. 자신의 글을 평가하자
문장의 다양한 종류, 특히 길이를 점검하라. 긴 문장들이 계속되면 짧게 자르고 짧은 문장들이 계속되면 적당히 붙여 전반적인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한다. 가급적 짧은 문장이 좋다. 그러나 짧은 문장이 너무 많으면 글의 흐름을 해칠 수 있다.
127. 모든 문장에는 힘이 실린 단어들이 있다.
문장은 높은 지점에서 시작해 아래로 쑥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면서 클라이맥스에 달하는 형태를 취해야 한다.
강조점을 살리는 한 가지 방법은 그 문구를 동사의 뒤로 돌리고 부사구를 앞으로 빼는 것이다.
(보물상자 안에서 해적이 찾아낸 것은 매우 아름다운 붉은 루비 여덟 개였다.)
중력, 두려움, 어둠을 거스르는 이 오래된 발명품은 우리를 또 다른 세계로 이끄는 힘을 가진다.
(‘재미’야 말로 모든 글쓰기의 핵심)
작가의 첫째 의무는 재미있게 쓰는 데 있다. 독자의 재미를 생각하자.
도덕을 설교하면 사람들이 모여들지 않는다. 휘파람을 불며 몸을 흔들고 춤을 추면 사람들이 몰린다. -디오게네스
당신의 둘째 임무는 가르치는 데 있다. 그렇다, ‘설교’다. 다만 그 설교는 따분하지 않아야 한다.
134. 휘파람을 불고 춤을 춘다는 생각으로 출발하자. 독자들은 설명이나 추상적 철학에 별로 관심이 없다. 사람들이 모인 이유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다.
당신의 글을 큰 소리로 읽어보자. “마음을 매혹시키는 글이 귀를 매혹시킨다.” ㅡJ.마츠
(이야기에 속도감 주기)
이야기는 상세해야 한다. 하지만 서둘 필요가 있다. 원고의 분량이 아무리 길다 해도 글은 간결하고 빠른 템포를 유지해야 한다.
자연스러운 배경에 자연스러운 인물들이 연출하는 자연스러운 이야기가 얼마나 큰 힘을 지니는지 알 수 잇다. 규모가 작은 덕분에 간결하고 직접적인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것이다.
성서에 나오는 ‘가계도’를 보라. 이야기가 커질수록 글은 작아진다. 아무리 온갖 해석이 주렁주렁 달려도 성서의 글은 명확하고 읽기 쉽다.
(말하기 기술이 곧 글쓰기 기술)
궁극적인 테스트는 읽는다는 발상에서 더 나아가 공연으로 만드는 것에 있다. 당신이 1인극의 화자라고 가정하고, 관객을 무대에 올리는 연극으로 끌어들인다고 상상하라. 친구나 직장 동료들을 모아놓고 당신의 글을 낭송한다고 생각해도 좋다.
초고를 찬찬히 읽고 가장 흥미로운 문장을 찾아내라. 그것이 첫 쪽에 있지 않다면 곤란하다. 그 앞의 부분을 잘라내고 흥미로운 문장부터 시작할 수는 없는지 생각해보라.
(묘사, 서술, 설명, 대화를 적절히 배합하라)
묘사=이미지(사물)
서술=행위(운동)
설명=생각(이유)
서술의 흐름을 중지하고 물리적 세부를 관찰할 때 작가는 묘사를 사용하는데, 이는 영화의 스톱모션과 마찬가지다. 위의 장면은 오아후 섬의 우편엽서를 보는 듯하다.
행위가 재개되고 영화가 다시 상영되면 우리는 서술로 돌아간다. 이때 지배적인 단어들은 동사다.
서술에서는 시간이 연관된다. 시작, 중간, 끝이 순서대로 서술된다. 동사가 이 과정을 이끈다.
서술에 관해 언급함으로써 서술을 멈출 수도 있다. 그런 경우는 설명, 즉 생각의 언어로 표현된다.
(발견의 과정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한 가지 사실이 다음 사실로 이어진다. 마치 사냥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무엇을 사냥하려는 걸까? 이 기묘한 자취는 어디로 향할까? 이것이 바로 발견의 과정이다.
모든 미스터리는 후속 단서들이 이어지면서 풀린다. 그 과정을 흥미롭게 꾸며야만 독자가 당신의 글을 계속 읽어 나가게 된다.
192. 배경은 분위기를 조성한다. 상상의 여지를 남기면 안 된다. 배경을 독자의 상상에 맡기는 사람은 게으른 작가다.
구체적이고 간결하게 묘사하라. 하지만 서술이 허용하는 속도 내에서 최대한 상세하게 써야 한다.
말로써 그림을 그린다는 기분을 가져라. 오직 말만 써서 아름답고 찬란하고 명확한 풍경을 표현하라. 독자는 늘 현실을 벗어나려 하지만 작가는 배경을 현실세계에 가깝게 묘사해야 한다.
(나선형 묘사의 두 가지 활용법)
묘사를 해야 할 때는 인간의 마음속에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호기심의 경향을 모방하려 노력하라.
앞의 묘사는 가까이, 더 가까이, 가장 가까이이고 뒤의 묘사는 멀리, 더 멀리, 가장 멀리다.
묘사의 경로를 논리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방향으로 설정하고, 세부를 점차 정교하게 묘사해보자.
묘사적 글쓰기의 두 가지 주요한 범주는 카탈로그와 스케치다. 이건 실천하기가 매우 쉽다. 약간만 공들여 만들면 열배의 보상이 올 것이다.
카탈로그는 세부 사항들을 열거한 목록이다.
스케치는 풍경도 될 수 있고 건축물이나 야생의 생물도 될 수 있다. 그러나 스케치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인간이다. 인물을 이야기 안에 끌어들일 때는 인물 스케치를 하는 게 보통이다. 즉 인물의 외양에 관해 간략한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이미지의 활용)
철학과 추상화도 선물로 포장되고 판매될 수 있다. 생각은 실체가 아니므로(생각을 눈으로 볼 수는 없다) 묘사하는 문장 옆에는 설명하는 문장을 배치해야 한다.
ex)… 주변의 모래는 온통 독을 품은 용의 피로 검게 물들었다. 하지만 용은 아직 살아 있었다. 용은 생명력이 워낙 강한 생물이라 마법사의 힘으로나 처치할 수 있다. 용의 녹황색 눈이 보였다.
추론, 발상, 생각. 이런 건조한 내용을 어디에 담을까? 바로 이미지들 사이다.
중요한 것은 사물에 관한 관념이 아니라 사물 자체다.
ㅡ 윌리스 스티븐스
212. 이야기 속의 인물이 주제를 설교하게 할 수도 있지만, 권위적인 목소리-저자의 목소리-가 드러나서는 안 된다. 어떤 내용이든 설교는 뒷전으로 물리고 이야기와 플롯이 앞에 나서야 한다.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우면 독자는 결국 “이런 일이 왜 일어났지?”하고 묻게 된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주제에 관심을 돌리고, 주제의 교훈을 배울 자세를 갖추는 것이다.
213. 소설은 논문이나 도덕적 희곡처럼 교훈적이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아무리 ‘순수한’ 예술 작품이라 해도 그 안에는 여러가지 암묵적인 방식으로 삶의 철학이 들어 있어야 한다. 좋은 소설은 궁극적으로 즐거움을 지향한다. 무엇을 가르치거나 계몽하려 한다 해도 최선의 방법은 독자를 매혹시키는 것이다. ㅡ앤더니 버제스
214. 글은 바로 갈등의 기록이다. 글은 갈등으로 시작하고 끝나며, 갈등을 낭만적으로 묘사하고, 강조하고, 갈등에서 생명을 얻는다.
이 여행을 하려면 당신은 심신이 모두 건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헤밍웨이, 딜런 토머스, F. 스콧 피츠제럴드처럼 주정뱅이가 될지도 모른다. 그들은 모두 삶의 어두운 면을 잘 알았고 그것을 더욱 어둡게 만들었다.
222. 대개의 경우 당신의 어휘는 중학생 정도가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문장은 짧고, 장면은 낯익어야 한다. 독자가 당신의 글에서 편안하게 느끼도록 하라.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것을 말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이 알지만 미처 말할 생각을 하지 못한 것, 인지하고 있는 것을 말해야 한다.”
예술은 예술가의 형이상학적 가치 판단에 의거해 현실을 선택적으로 재창조한 결과다. ㅡ 에인 랜드, 낭만주의 선언
248. 셰익스피어는 그라운들링에서 왕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위해 글을 썼다.
당신도 그런 독자층을 만들어야 한다. 단지 당신 자신과 친구들의 범위를 넘어 더 높고 더 낮은 계층을 지향하라. 더 보편적인 독자를 과녁으로 삼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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