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호두를 깨 먹습니다.

이것이 신선한 맛, 호두 맛이구나
싶은 맛이 납니다.
집에서 거둔 호두를 할머니들이 시장에서 파는데요.
빌린 땅이지만 땅이 생기니 호두를 길러보고 싶다는 욕심이 납니다.

호두를 베이킹 소다에 몇 번 헹궈
(칫솔로 닦았으면 좋았을걸!)
망치로 껍질을 조금 깹니다.
내용물이 상하지 않도록 살짝
그리고 물에 2일 동안 담궈놓습니다.
속까지 물이 들어가도록
껍질을 벌려주기도 합니다.
썩을 수 있으니 물을 자주 바꿔줍니다.
이틀 후, 건져 내 물에 적신 키친 타월에
넣어둡니다.
키친 타월에 넣은지 이틀 후...
곰팡이가 피었습니다!!
아오...
잘 닦아주고
인내심을 갖습니다.
과연 결과는 ...?

위쪽에서 혀를 내밀고 있습니다.

'요호호 > 놀고_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벌 받다(2)  (0) 2019.12.30
벌 받다(1)  (0) 2019.12.28
텃밭 생활 첫해_지구만한 수박...  (0) 2019.12.28
손으로 보리수확. 베고 털고  (0) 2019.07.12
수세미 줄 띄우기  (0) 2019.07.12

또 벌에 쏘였다.
억울하다.
지난번엔 나뭇가지라도 쳐내려다
벌을 자극했다지만,
이번엔 아무것도 안했다.
참외 구경하고 있었다고요
라고 벌에게 말하고 싶다.
(붕붕붕 흑흑 붕붕ㅜㅜ)

으악!!
내 비명이 들리자마자 옆에 있던
내 친구는 빛의 속도로 내게
서 멀어졌다.
그래 인생 혼자가는거야...

무릎 옆을 쏘였다.
괜찮아. 죽지는 않아.
쑥뜸을 떠야겠다는 욕심은 버렸다.
지난 (3방 쏘인)학습효과로
나는 용기가 부쩍 가상해졌다.

무릎이 점점 부어온다.
관절 주사를 맞으면
이런 느낌일까.
연골이 풍만해지는 이 기분.
이것은 회춘

'요호호 > 놀고_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두 씨..발아!  (0) 2020.01.21
벌 받다(1)  (0) 2019.12.28
텃밭 생활 첫해_지구만한 수박...  (0) 2019.12.28
손으로 보리수확. 베고 털고  (0) 2019.07.12
수세미 줄 띄우기  (0) 2019.07.12

따끔
낫을 잡은 오른손에서 시작된 고통이
머리까지 내리쳤다.

벌이다. 검은 형체 밖에 못봤지만
중저음의 날개짓은 네놈 밖에 없지.
'우웅-'
너 이 새ㄲ 잘 걸렸다.
마침 긴옷도 입고 있겠다.
장화에 코팅 장갑도 끼고 있겠다.
점심도 먹었(?)겠다.
3년 전의 복수를 해주마...는 무슨,
들고 있던 낫을 냅다 던지고
바지춤에 차고 있던 엉덩이방석을 흔들며
줄행랑을 쳤다.
안 쫓아온다 싶은 곳에 서서 사태를 파악한다.

손, 팔, 가슴에 불이 붙은듯 얼얼하다.
순식간에 3방을 물린 것이다.
'우와 그 자식 대단하네!' 엄지척!
나는 내 전문 분야라 할 수 있는
강자편 감정이입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쓸쓸한 정신승리였다.

벌레 쏘인 곳엔 쑥뜸을 뜨면 좋다.
하지만 집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혹시 차를 타고 가다 눈이라도 안 보이게 되면...
마주오던 행인이라도 친다면...
으악!
그래, 2차 사고는 안 될 일이지,
'집에 가기-귀찮음 병'이 내게 속삭였다.

옆집 할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집에 쑥뜸 있어요? 벌에 쏘였어요.
인류 지혜의 보고라 할 수 있는
그녀의 처방은 공짜가 아니다.
한차례 알쓸신잡(잔소리)이 열린다.
"돈 주고도 맞는 벌침을 왜 고쳐.
...(생략)...
그러니께 에프킬라를 들고 다녀야지.
벌이 보이면 바로 쏴야혀."
나는 '벌이 안 보이니까 쏘이는 거라고요'라고
페이스북에다만 쓴다.
100분토론을 시작할 순 없지 않은가.

드디어 처방
"벌 쏘인데는 그 뭐야, 바셀린이 최고야. 나도 요즘 계속 쏘이는데 그게 좋아."
에프킬라에도 계속 쏘였다는 말이 걸리지만
바셀린에 대해 나는 생각해본다.
[보습효과와 벌침의 상관관계, 바셀린을 중심으로] ... 그 사이 척척박사님께서
바셀린을 갖고 오셨다.

한동안 붓던 손이 바셀린을 바르자 거짓말처럼
진정... 진정 탱탱한 윤기가 돌았다.
(부富티 +2)

욱씬거리는 오른손이와 돌아온 현장
날아오르는 잔나방에도 쫄리고
내던진 낫은 찾을 수가 없다.
들고 있지도 않았던 바가지는
왜 둑 밑에서 홀로 뒹굴고 있는 것인가

'요호호 > 놀고_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두 씨..발아!  (0) 2020.01.21
벌 받다(2)  (0) 2019.12.30
텃밭 생활 첫해_지구만한 수박...  (0) 2019.12.28
손으로 보리수확. 베고 털고  (0) 2019.07.12
수세미 줄 띄우기  (0) 2019.07.12

기후위기 시대인 때문에
초가삼간은 불타는데
게으르게 심은 수박이
말년(늦더위)에 빛을 보리라고
남몰래 기뻐하였다.

보름달 수박을 기다리며 볏짚을 넓게 깔았다.
긴 가뭄을 지내고 맺은 열매는,
늦장마의 습기를 이겨내었다.
이제 커질 일만 남은거야.
엉덩이가 하얘질라 틈틈이 뒤집어 주었다.
해를 못볼라 주변 풀도 베어주니...
줄기가 말라가고 있다.
..
ㅜㅜ

'요호호 > 놀고_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벌 받다(2)  (0) 2019.12.30
벌 받다(1)  (0) 2019.12.28
손으로 보리수확. 베고 털고  (0) 2019.07.12
수세미 줄 띄우기  (0) 2019.07.12
뛰놀던 얌얌이의 원산폭격  (0) 2019.06.10


​​


보리털기
신나서 열일하던 그는
곧 더위를 먹습니다.

넘치는 의욕은 지혜롭게 써야 합니다
오늘의 교훈
.
머리로 백만 번 털고 나서
드디어 탈곡을 시작했다.
몇 됫박 달라는 동네분들께
공수표 쓸 땐 좋았지.
그래 그때가 좋았지.
쏟아지는 농삿일을 핑계로
보리를 미루고 미루었던 것은
보리 수확이 내겐 너무 크고 거대한 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쫄려)
마늘, 양파, 감자 캐고 매실 따대며
작업을 미루어 왔다.
보릿고개(보리의 머리)는 점점 꺾이는데
불똥은 밑에서부터 말라가는데
이놈들 어떻게 털어야 되나
온갖 방법을 궁리해보았다.
백 번의 계획보다 한 번의 도리깨질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태고의 진리.

턴다.
한번의 도리깨질로
보리 알곡 수백이 튀어오른다.
그 손맛은
어쩌면 춘추전국시대 적진에 뛰어든
관운장의 언월도이며
그 서슬은
군대 맞고참이 선사해준 오금저림을
떠오르게 한다.

따갑다.
보리수염은 길고 탱탱하다.
제 어미로부터 멀리 떨어져
뿌리를 내리고자 함인데,
옷과 옷 사이로,
섬유와 섬유 사이로, 피부로,
내 가슴에 안긴다. 아오.
불쾌함과 고통은 도리깨질로
승화되고
도리깨질은 다음 고통을
튀어오르게 한다.
네, 다음 수염

도리깨질은 승무가 된다.
무의식에 잠들어있던 노동요가 절로 나온다.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바람부는 갈대숲을 지나'
호흡이 딸려 두 소절 이상 부르지 않는다.
가빠진 숨으로 박자가 꼬인다.
엉킨 박자는 무릎과 어깨와 손목,
나아가 도리깨로 이어지는 긴 행렬에
전달된다.
툭, 도리깨 발가락 하나가 떨어졌다.
도리깨가 보리 대신 자기를 털었다.
내 발이 내 발을 걸어 넘어지게 한 것처럼.
4개 발가락 중 하나만큼 능율이 떨어졌다.
이어지는 승무.
툭, 다시 두번째 발가락이 떨어졌다.
(계속)

'요호호 > 놀고_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벌 받다(1)  (0) 2019.12.28
텃밭 생활 첫해_지구만한 수박...  (0) 2019.12.28
수세미 줄 띄우기  (0) 2019.07.12
뛰놀던 얌얌이의 원산폭격  (0) 2019.06.10
글로 배운 농사_세자매 농법  (0) 2019.06.09



현수막을 달아도 되겠습니다

'요호호 > 놀고_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텃밭 생활 첫해_지구만한 수박...  (0) 2019.12.28
손으로 보리수확. 베고 털고  (0) 2019.07.12
뛰놀던 얌얌이의 원산폭격  (0) 2019.06.10
글로 배운 농사_세자매 농법  (0) 2019.06.09
염생이 입양  (0) 2019.04.11


논둑에 묶어둔 염생이 얌얌
50cm 또랑 사이를 뛰놀다
원산폭격을 하였습니다

자신감을 잃어 오늘은 더이상
또랑을 넘지 못했습니다
아빠에게 안겨 집에 돌아갔습니다.
(메에-)

'요호호 > 놀고_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으로 보리수확. 베고 털고  (0) 2019.07.12
수세미 줄 띄우기  (0) 2019.07.12
글로 배운 농사_세자매 농법  (0) 2019.06.09
염생이 입양  (0) 2019.04.11
통나무닭장 만들기_첫단추가 중요했어  (0) 2019.04.1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