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후배의 결혼식에 갔다.
홍성에서 기차를 타고 전철을 타고 도착한 결혼식장, 오랫동안 못 뵌 군대 선배들을 만났다. 2년만인가 제대하고 처음 뵙는다. 다들 그대로였다. 아저씨들 사이로 뽈뽈 뛰어다니는 아이가 있었다. 규민이는 특히 좋아하고 따랐던 선배의 아이다. 그 옛날 쪼꼬맸던 규민이가 어느새 6살이 되었다.
말도 척척 알아듣고
가위바위보도 할줄 알고
낯가림도 없이 꺄륵꺄륵 웃었다. 

내 어릴적을 생각해보면
규민이에게 나는 어마어마한 아저씨겠다. 
규민가 내 나이가 될 때면
나는 또 우리 아빠 나이가 되어있겠다. 

자연의 법칙은 단순하다.
새로운 잎이 세상을 푸르게 한다. 
오랜 잎은 떨어져 거름이 된다. 

손석희씨는 자신에게 이렇게 묻는다고 한다.
"나는 자격이 있는가"
우리도 스스로에게 물어야 하지 않을까
사회의 양분을 먹고 자라난 나는 그 책임을 알고 있는가
나는 거름이 될 자격이 있는가
다음세대의 양분까지 빨아먹고 있는건 아닌가

새순이 피어나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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