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믿는 세상(프롤로그랄까)
.
이번 달 말, 희망제작소와 한겨레에서
<2045년 대한민국 소셜픽션 컨퍼런스>를 연다.
사이언스픽션처럼, 미래 사회를 상상해보는 장이라고 한다.
지난 1달 정도, 30년 후를 상상해보았다.
내가 참가하고자 하는 분야는 복지다.
복지를 통해 불안 없는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
사전은 복지를 '행복한 삶'이라 한다.
행복한 삶이 결국 삶의 목적 아닐까.
내가 생각하는 복지는
개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복지가 아니라,
마을 공동체가 주체가 되는 마을 복지다.
내일 일도 모르는데 무슨 30년이람,
귀촌한지 이제 겨우 5달인 내가 무슨 말을!
물론 생각은 불완전하고 맹랑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내가 오늘의 나임을
숨기지 않겠다.
.
2045년의 대한민국은
모든 국민에게 매월 40만원(2015년 기준)의 기본수당을 지급한다
지산지소(地産地消), 즉, 생산과 소비가 지역 안에서 이루어지는 사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급할 만큼의 농사를 짓는다.
에너지, 교육, 문화, 교통, 식량 등이 마을 안에서 만들어지고 소비된다.
가난의 문화, 사람들은 소비나 소유가 아닌 존재가 풍성해지는 삶의 방식을 지향한다.
사람이 태어나 자라는 곳도, 살아가고 일하는 곳도, 죽는 곳도 마을이다.
삶이 뿌리내리는 마을이다.
불안없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회
순환하는 마을 공동체다.
.
(차례)
1. 모든 이야기의 시작, 기본소득
2. 농촌으로 돌아온 사람들
3. 마차가 부활했다. 순환하는 마을
4. 마을발전소. 적정기술을 통한 공업화
5. 사람이 뿌리를 내리는 마을.
6. 우리 문제는 우리 힘으로, 주민자치
.
생각을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오래 전부터 홍동에서 마을을 이루며 살고 계신 분들로부터.
마을에서 농부를 길러내고 계신 선생님,
마을 은행장, 환경운동가, 마을 의사, 귀농 청년.
써놓고 보니 내 생각이라기 보단
선생님들의 꿈을 정리해 놓았을 뿐이라는 생각도 든다.
뭐 이런게, 세대를 이으며 이어지는 꿈일 수 있겠다.
<2045년 컨퍼런스>에 참여한다는 핑계로
막연히 상상해왔던 생각을 글로 정리할 기회가 되었다.
생겨먹길 이상을 쫓기 좋아하도록 만들어진 내게
30년 후를 상상하는 일은 설레는 일이었다.
글을 쓰는 동안 즐거웠다.
무슨 생각으로 귀촌을 한 것인지.
무슨 활동을 할 것인지.
이 글이 나의 다짐이다.
내가 믿는 세상이다.
글의 제목은 E.F.슈마허의 책 제목을 빌린다.
(그가 나를 변화시켰으니, 책 제목쯤 인용해도 불만없겠지?)
.
스패인의 작은 도시 마리날레다, 이 도시의 시장인 산체스 고르디요.
30년 전인 1985년,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우리는 유토피아를 정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반동 세력에 맞서 싸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여기에 유토피아를 세워야 합니다. 벽돌을 쌓듯이 차곡차곡, 끈기 있게, 꾸준히, 우리가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 때까지. 모든 사람에게 빵이 있고, 시민들 사이에 자유가 있고 문화가 있을 때까지, ‘평화’라는 말을 존경심을 가지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우리는 현재에 세워지지 않는 미래는 없다고 믿습니다.
진심으로."
<우리는 이상한 마을에 산다> 중
'요호호 > 짓다_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면 (0) | 2015.03.12 |
---|---|
오랜만에 서울, 그리고 한강 (0) | 2015.03.11 |
대보름, 행운을 빕니다. (0) | 2015.03.08 |
꽃보다 홍성 (5) 저기 잠깐만요, 지역화폐 (0) | 2015.01.01 |
꽃보다 홍성(4) 사랑한 만큼, 살림 이야기 (0) | 2014.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