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그 빛이 너무나 눈부셔 나는 눈을 감았고, 빛은 감은 두 눈을 뚫고 들어와 내 영혼의 모든 것을 빛나게 하고 향을 발하게 했으며 마음을 울려 노래하게 했다. 내 안에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듯했다.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11. 인생의 새벽빛이 영혼의 꽃받침을 열면 마음속은 온통 사랑의 향기로 가득하다. 우리는 일어서기, 걷기, 말하기, 읽기를 배우지만 사랑은 배울 필요가 없다. 사랑은 생명처럼 태어날 때부터 우리 안에 있다. 그래서 사랑을 존재의 가장 깊은 바탕이라 하지 않던가.
우주의 천체들이 서로 끌어당기고 기울며 영원한 인력의 법칙에 따라 결합하는 것처럼 인간의 마음도 서로 끌어당기고 좋아하며 영원한 사랑의 법칙에 따라 결합한다.
20. 네가 지금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고 있구나. 네 자신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렴. 그러면 너도 행복해지고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거야.
21. 인생의 강이 흐르는 한 그것은 늘 같은 강이고 변하는 것은 오직 강변의 경치뿐인 것 같다. 그러나 이내 인생의 폭포가 닥친다. 그것은 늘 기억에 남아 있어, 우리가 폭포를 지나 멀리 고요한 대양에 다다랐을 때에도 폭포수의 굉음이 귓전을 울리는 듯하다.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아직 남아 있고 우리를 계속 전진시키는 생명의 힘이 그 폭포에서 원기와 양분을 얻는 것처럼 느껴진다.
30.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기분으로 집까지 왔는지 말로 설명하긴 어려울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을 그대로 말로 옮길 수는 없는 일이다. 한없는 기쁨 혹은 슬픔의 순간에 홀로 연주하는 '말 없는 생각'이라는 곡이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다.
…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려 하지만 그 목적을 이루기 전에 전부 타 버리는 별똥별처럼 온갖 생각들이 내 마음속을 날아다녔다.
30. 그녀는 내가 찾고 생각하고 바라고 믿었던 전부였다. 마침내 이곳에서 봄날 아침처럼 맑고 신선한 영혼을 만난 것이다.
나는 첫눈에 그녀를 알아보았고 그녀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인사를 나누었고 서로를 알아보았다. 내 마음의 수호천사는 어디로 가 버렸는지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이제 수호천사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오직 한 곳뿐이었다.
31. 늘 생각했던 것처럼 내 영혼이 공허하고 약하지만은 않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고, 태양만 나타나면 곧 싹이 트고 꽃이 필 것 같았다.
41. 사회는 끊임없이 속마음을 숨기라고 요구하고, 그렇게 숨기는 일을 예의나 분별 혹은 현명이라고 멋대로 이름 붙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삶은 온통 가장무도회가 되고 만다. 이러한 세상에 살면서도 솔직하게 속마음을 얘기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사랑을 할 때조차 하고 싶은 말을 솔직하게 하지 못하고 침묵하고 싶을 때 침묵하지 못하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바라보고 헌신하지 않고 시인의 말을 빌려 그럴듯하게 꾸며야 하는 형편이 아니던가.
42. 파묻힌 생명 ㅡ 매슈 아널드
지금, 우리 사이에 가벼운 농담 오고 가지만
보라, 눈물 고인 나의 눈을,
이름 모를 슬픔이 가슴을 울리누나.
그렇다 그렇다 우리는 안다.
농담을 주고받을 줄 알고
미소도 지을 줄 안다.
그러나 이 가슴에 무언가 있어
그대의 농담 안식이 못 되고
그대의 미소 위안이 못된다.
그대의 손 내 손에 얹고 잠시만 침묵해다오.
그대의 맑은 눈동자를 내게 돌려
그대의 마음 깊은 곳, 사랑하는 그대의 영혼을 읽게 해다오.
아 사랑조차 약하여
마음 열고 고백하지 못하는가.
사랑하는 사람들조차 용기가 없어
가슴에 품은 진심을 고백하지 못하는가.
나는 안다, 사람들이 한사코 자기 생각을 감추려 함을.
솔직히 고백했다가
멸시받을까, 비난받을까 두려워함이라.
나는 안다,
사람들이 가면을 쓰고 타인에게도 자신에게도 낯선 사람으로 살아감을.
그러나 모두의 가슴에서 뛰는 것은
똑같은 심장이라.
사랑하는 이여!
그러한 저주에 가슴과 입이 마비되어
우리마저 벙어리가 되어야 하는가.
아 한순간일지라도
우리 가슴의 빗장을 열 수 있다면
여태껏 묶어 두었던
우리 입술의 사슬을 풀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족할 것을!
예견된 운명,
변덕스런 아이가 되어
때로는 장난에 마음을 빼앗기고
때로는 온갖 싸움에 몸을 던지고
본성마저 변하는구나.
그러나 운명은,
변덕스런 장난 속에서도
순수한 자아를 지키고
존재의 법칙에 순응케 하기 위해
보이 않는 생명의 강에 명령하여
우리 가슴 깊은 곳에 파묻혀 흐르게 하였구나.
그래서 인간의 눈은
파묻힌 그 흐름을 보지 못하고
장님 같은 불안 속에서 생명의 강과 함께 정처 없이 흐르며
영원히 떠도는 것 같구나.
그러나 세상의 온갖 혼잡 속에서도
그러나 어두운 투쟁 속에서도
파묻힌 생명을 알고자 하는 욕구가
자꾸 솟구쳐 오른다.
그것은 정열과 한없는 힘을 쏟아
우리의 참된 본질적인 생명의 길을 가려는 욕망.
강렬하고 깊이 울리는 가슴의 신비를 알려는 갈망.
우리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찾아내려는 열망.
수많은 사람들이 제 가슴속을 파헤쳐 보지만
아, 너무 깊어 끝까지 파지 못하누나.
우리들, 수많은 일터에서
그 힘과 기량 모자람 없었건만
우리의 본질적인 일터에서
본질적인 자아가 되어 본 적은 거의 없구나.
가슴에 흐르는 감정 한 가닥조차 표현할 능력이 없구나.
그리하여 우리의 감정은 표현되지 못한 채 지나가 버리누나.
감춰진 자아를 말하고 행동하려 애썼지만 모두 허사였나니
우리가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감동적이고 근사하지만
진실은 아니리!
우리는 이제 갈등으로 더는 괴로워하지 않으리라.
순간순간에게 마비의 힘을 갈구하지 않으리라.
그렇다! 그것은 우리의 요구에 따라 우리를 마비시켰다.
그러나 아직도 이따금
영혼의 심연에서 생겨난 미풍의 선율과 떠도는 메아리가
아득히 먼 땅에서 온 듯 어렴풋이 홀로 찾아와
우리의 나날에 우수를 더한다.
비록 아주 아주 드문 경우지만,
어느 사랑하는 손이 우리 손에 쥐어질 때
기나긴 시간의 소음과 섬광에서 헤어나
타인의 눈을 분명히 읽을 수 있을 때
세속에 귀먹은 우리의 귀를
사랑스런 목소리가 어루만질 때
이때만은 우리 가슴속 어디에선가
빗장 열리는 소리 들리고
오래도록 잊었던 감정의 맥박이 다시 뛴다.
눈은 고요해지고 가슴은 편안해지며
우리는 하고자 하는 말을 하게 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인간은 자기 생명의 흐름을 보게 되고
굽이치는 속삭임을 듣게 되며
펼쳐진 초원, 따사로운 햇살, 부드러운 바람을 보게 된다.
달음질 치듯 날아가 버리는 휴식의 그늘을 좇던 치열한 경주가 마침내 잦아든다.
서늘한 바람이 얼굴에 스치고,
낯선 고요가 가슴에 번진다.
그럴 때 인간은 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생명이 생겨난 언덕과
그 생명이 흘러갈 바다를……
57. 인간은 어째서 자기 인생을 흥청망청 써버리는가.
인간은 어째서 오늘이 마지막 날일 수도 있음을 생각지 않고, 시간을 잃는 것은 영원을 잃는 것과 같음을 모른 채, 자기가 하는 최선의 것과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아름다움을 다음으로 미루는가.
61. 우리는 너무나 많은 생각을 지니고 있지만 그것을 표현할 어휘는 너무나 적어요. 그래서 말 한마디에 여러 생각이 담기게 되죠.
75. 그렇지만 지금 내 방을 비추는 태양은 눈을 반짝거리며 방으로 뛰어 들어와 즐거운 축제를 축하하는 어린아이 같다.
82. 악의 없이 무심코 분 부드러운 미풍이라도 꽃잎을 지게 할 수 있다는 걸 미처 깨닫지 못하고 너의 삶에 내가 끼어들고 말았어. 세상을 너무 몰랐던 거지.
87. 그런데 왜 나를 사랑하지?
왜냐고? 마리아! 어린아이에게 왜 태어났냐고 물어봐. 들에 핀 꽃에게 왜 피었냐고 물어봐. 태양에게 왜 햇빛을 비추냐고 물어봐. 내가 너를 사랑하는 건 그럴 수밖에 없기 때문이야.
91. 오늘처럼 조용한 일요일에는 혼자 푸른 숲 속에 들어가 자연의 품에 가슴을 대고 엎드려 있으면 저 밖에 인간들이 있는지 없는지 알지 못하고 이 세상에 나 혼자만 있는 듯 느껴지고 그 느낌마저 없어질 정도로 고요해지면 온갖 생각이 떠오르고 나의 사랑이 가슴에 되살아나 신비하고 깊은 눈으로 바라보는 아름다운 그녀에게로 나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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