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분야에 관한 내용이기때문인지
곧 아프리카에 가기때문인지 오랜만에 즐거이 탐독 중인
일반적이라면 경제성장에 따라 범죄율이 줄어들어야 한다. 하지만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아프리카의 문제는 무엇일까…
인간의 끝 없는 욕망으로 인해 벌어지는 폭력. 또다른 폭력을 낳는 폭력.
어쩌면 아프리카는 우리 인류의 미래 모습일지 모르겠다.
오늘의 아프리카 정치/경제/사회/문화 스페셜 리포트 '아프리카의 오늘은 세계의 내일이다!'
그 많은 성장의 열매는 어디로 갔는가? 석유/금/다이아몬드/희귀금속… . 선진국과 글로벌 자본을 지탱하는 귀중한 자원이 대량으로 묻힌 대륙 아프리카. 강대국의 자원 확보 열풍 속에 저 빈곤의 땅이 지금 고도성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성장의 대지에는 범죄와 분쟁이 끊이지 않고, 마약 밀수/금융 사기/해적 행위 등 국경을 초월한 폭력이 세계로 뻗치고 있다. 경제 수치는 나날이 호조이지만, 무장조직은 계속 세력을 불려가고 인신매매와 주민 학살은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왜 폭력의 태풍이 휘몰아치는가? 아프리카에서 왜 사회 격차가 심해지는 것인가? 자원은 사람과 사회에 무엇을 가져다주는가? 그 많은 해적은 어디에서 오는가? 아프리카 전문 특파원이었던 저널리스트가 직접 경험한 오늘의 생생한 아프리카 정치/경제/사회/문화 상황! '야생과 기아의 땅'이라는 상투적인 이미지의 장막을 걷고, 어느 책에서도 볼 수 없었던 진짜 아프리카의 현실과 그 그림자를 추적한다. 아프리카의 현재를 그리는 일은 세계의 내일을 예측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13.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아프리카의 현재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범죄나 분쟁 같은 폭력은 사회의 왜곡된 일면이 응축되었다가 가장 극적인 형태로 표출된 결과물이다.
나날이 성장을 거듭하는 아프리카에서 치안은 왜 끊임없이 흔들리는가? 성장의 혜택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자원 개발이 견인차 역할을 해온 경제 성장 너머에는 어떤 사회가 기다리고 있는가? 자원은 인간과 사회에 무엇을 가져다줄 것인가? 아프리카의 오늘을 그려보는 일은 세계의 내일을 점치는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이런 의문들을 마음에 품고 나는 폭력이 난무하는 아프리카 각지의 현장으로 날아가 보기로 했다.
*남아공
1994년 민주화를 계기로 이런 흑백 간의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장 큰 원인이었던 인종 차별 정책이 폐지되면 서득 격차 역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자연스런 수순이었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민주화 이후 남아공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났다. 인종 차별 시절에 발생했던 격차가 경제 성장과 함께 한층 더 크게 벌어진 것이다.
33. '격차'와 관련하여 남아공의 역사를 우리 생활과 연관 지어 생각해보자. 우리가 다이아몬드 결혼 반지를 구입하는 데 쓴 '월급의 세 배'나 되는 돈은 대부분 인종 차별 정책의 혜택을 받는 백인 광업 자본가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갔다. 물론 인종 차별 정책이 폐지된 이후 그 돈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게 해준 법적인 근거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소수의 특권층에 부가 집중되는 구조만은 민주화 이후에도 교묘하게 모습을 바꿔 살아 숨 쉬고 있다. 전국으로 확산된 불법 거주 지역은 남아공의 새로운 격차를 상징하는 광경이 되었다.
"아무리 공부해봤자 흑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까?"
남아공의 치안 상태가 세계 최악이라는 오명을 얻게 된 바탕에는 분명 잃어버린 세대와 같은 흑인들의 희망을 빼앗은 인종 차별 정책이 깔려 있었다. 그와의 인터뷰를 마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 비정한 인종 차별 정책은 사람들의 마음에 잔혹하리만치 깊은 상처를 남기고 민주화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후에도 아물기는 커녕 '범죄'라는 피고름이 되어 흘러나오는 게 아닐까?
"아시다시피 이 나라는 1980년대 중반부터 10년간 인종 차별 정책이 붕괴되면서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그 사이 행정기관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틈을 타 외국에서 범죄자가 입국하고 조직범죄의 기초를 다졌지요. 민주화 이후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입국자가 물밀듯 들어오고 실업자 중에는 범죄조직에 가담하는 사람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 결과 남아공은 마약 말매, 인신 매매, 자금 세탁, 사기, 희귀 동식물 불법 거래 등 다양한 조직범의 국제적인 중계 기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남아공의 현실이 바로 범죄조직이 활동하기 딱 좋다는 점입니다. 지리적으로 보자면 북미, 유럽, 동아시아 등 세계 선진국들의 중간에 위치하여 선진국들과 하늘길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지요. 아프리카 국가 중에는 기간시설이 가장 잘 정비돼 있지만, 말단 경찰관이나 출입국관리소 직원이 범죄조직에 매수당할 정도로 국경 경비는 허술합니다."
그렇다면 '양의 경제 구조 속에서 항상 열등한 위치에 서야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부에 접근할 수 있을까? 법치국가라면 원칙적으로 정책을 통해 부의 재분배가 이루어지겠지만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처럼 정부가 제 역할을 못할 때는 어떨까? 당연히 범죄라는 '음의 경제' 구조를 통한 부의 재분배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현금 강탈, 장물 매매, 매춘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한 명의 범죄자가 좀도둑질로 얻은 돈을 소비해서는 일정한 규모를 필요로 하는 '음의 경제'가 성립되지 않는다. 아벨이나 마타베라가 훔친 물건들을 집에 쌓아둔다면 그것은 쓰레기에 불과할 것이다. 훔친 물건을 팔아치워서 범죄에 관련된 모든 사람이 '단맛'을 보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하물며 매춘도 농촌이나 빈민가 출신의 가난한 여자가 동네 길가에 서 있어서는 돈을 벌지 못한다. 요하네스버그처럼 재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번화가에서 '영업'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 접근하려면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직범죄가 아프리카 사회를 맹렬하게 좀먹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5년 유엔마약범죄사무소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아프리카의 발전을 방해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범죄'라며 경종을 울릴 정도로 사태는 심각하다.
* 나이지리아
103. 나라의 기반이 되는 석유산업에 왜 이런 폭력이 몰아치는 걸까? 주민 생활을 위협하는 '내부 위협'과 나이지리아가 세계에 범죄 형태로 수출 중인 '외적 폭력'에는 어떤 구조적 관계가 있는 것일까? 이것이 취재 목적이었다.
109. 나이지리아는 1960년에 독립했지만 석유 기업의 배후에는 정부가 버티고 있었어요. 정부는 돈이 필요하니까 주민이 하는 말 따위는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원유를 물과 가스로 분리하는 플로우 스테이션이 마을 주변에서 가동되기 시작했고 주민들은 밤이고 낮이고 굉음에 시달려야 했어요.
"전기는 없어요. 예전에는 병원에 전기가 들어오기도 했지만 산유 지대의 중심인데도 민가에는 원래 전기가 설치되지 않았어요."
첫 번째 유정이 발견되고 반세기가 지났지만 산유 지대의 한복판에 있는 마을은 지금도 암흑 속에 있었다. 이제는 흔적만 남은 유정의 녹슨 밸브 앞에서 이쿠페수는 우리를 보며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50년 전에 석유 회사가 이 땅을 채굴하도록 허락한 일을 몹시 후회합니다. 50년 전 우리가 조금이라도 교육을 받았더라면 이 지경까지 이르지는 않았겠지요. 무식한 탓입니다. 스스로 생각해야 해요. 그래서 가난해도 아이들만은 필사적으로 교육시켰습니다. 무지한 것만큼무서운 일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으니까요."
"석유는 세계를 배불리는 대신 유전지대에 사는 우리에게는 아무런 혜택도 주지 않아요. 강이 오염되는 바람에 물고기도 조개도 잡지 못합니다. 여기는 전기도 수도도 없어요. 젊은이들은 할 일이 없습니다."
나이지리아는 미국의 다섯 번째 원유 수입국이다. 그러나 이렇게 수출된 원유나 천연가스는 머나먼 이국의 가정이나 직장을 밝히는 전기로 사용되지만 정작 산유 지대에 있는 마을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 어쩔 수 없이 주민들은 각자 돈을 내서 자가발전기를 마련하였다.
국민의 생명과 생활을 지켜야 할 정부가 나이지리아에서는 '가해자'였기 때문이다.
독립이후 나이지리아는 독재자의 욕망으로 얼룩졌고 산유 지대 주민들의 궁핍한 삶 또한 철저히 외면받았다. 석유산업이 국가 재정을 지탱해주었음에도 연방정부는 석유와는 무관한 북부 지역의 개발을 우선시했다. 1970년대 말 외국의 석유 기업이 연방정부에 지불한 광구 임대료 중 주요 산유 지대인 두 주에서는 겨우 2%만이 환원되었을 뿐이다.
"이렇게 소득 격차가 심한 사회에서 가난한 사람은 성실하게 일하는 것 자체가 싫어지지요. 나이지리아 사회에 부패와 불공정 행위가 만연하게 된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석유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국영기업 간부입니다만, 일을 떠나 한 사람의 나이지리아 국민으로서 이 나라를 불행하게 만든 것은 석유라고 생각합니다."
현대 문명의 물리적 존립 기반이라고도 불리는 석유자원. 나는 석유개발의 최전선인 나이지리아의 델타 지역에서 현존하는 모순을 수없이 목격했다. 산유 지대에서 벌어지는 폭력이 바로 그 수많은 모순들의 최종적인 형태가 아닐까? 그 모순의 귀결지인 산유 지대에서 이름 없는 서민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권력자와 거대 기업의 부조리가 춤추는 사회에서 자라난 젊은이들은 실업자가 되어 젊음을 낭비하고 있으며 이 문제는 다시 국경을 넘어 세계로 번지고 있다.
* 콩고
그제야 나는 콩고 동부의 각 무장 세력이 주민에게 잔혹한 행위를 가하는 이유를 알 듯했다. 조국인 르완다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부카부 주변 간선도로에서 '통행료'를 거둬들인 후투족계 무장 세력 FDLR, 몽브왈루 금광을 지배하며 단물만 빨아온 FNI. 행정기관이 무너지고 법질서가 마비된 상황이라야만 그들은 각종 '권익'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콩고 동부를 중앙정부가 실제로 지배하고 사회에 '질서와 안정'이 찾아들면 그들은 기득권 상실이라는 사태와 맞닥뜨리게 된다. 이렇게 생각하니, 주민을 공포에 몰아넣고 학살하는 것이 혼란을 지속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전술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됐다. MONUC 부카부 본부에서 인터뷰에 응해준 칸 여단장이 무장 세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를 '지속되는 혼란'이라 말했던 것도 바로 이런 뜻이었으리라.
183. 이렇게 국민의 생활이 파멸된 것과는 반대로 콩고의 경제는 수치상으로 급성장하고 있었다. 성장의 원동력은 물론 자원 개발이다. … 해외 기업의 왕성한 투자 덕분에 콩고의 경제 성장률은 2004년 6.3%, 2005년 6.5%, 2006년 5.1%, 2007년 6.5%라는 높은 수치를 보였다.
도대체 성장의 열매는 어디로 갔을까? …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가난이 아니에요. 이 나라에는 정의가 없습니다. 정의가 실현될 가망이 없다면 아무도 세금을 내지 않을뿐더러 사회를 위해 일하지 않습니다. 이번 대선은 콩고가 정의를 되찾는 계기가 되길 바랄 뿐입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06년 국가별 부패지수에서 콩고는 세계 최하 3위에 올랐다.
금, 콜탄, 다이아몬드, 코발트, 주석, 동, 탈탄 등 서유럽 전역에 해당하는 광활한 국토를 가진 콩고의 땅 밑에는 다양한 자원이 매장돼 있다. 그러나 풍부한 자원은 이 나라에게 평화와 번영이 아니라 난무하는 무장 세력과 사회 질서 붕괴를 초래했다. 인간의 욕망에 휩쓸려 혼란스럽기만한 콩고민주공화국. 우리는 어쩌면 아름다운 보석으로 장식한 액세서리와 IT제품을 통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먼 나라의 분쟁에 알게 모르게 '자금'의 일부를 제공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 수단
다르푸르의 반정부 무장 단체가 국내외 '지지자'들의 후원을 받는다면 인권 탄압을 계속하는 수단 정부의 정치 및 경제적 배후는 중국이다.
미국이 수단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 서양의 주요 석유 기업이 손을 떼는 와중에 수단 유전 개발의 주역으로 떠오른 것이 중국의 국영 석유 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이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수단 정부는 거액의 석유 수입을 거둬들였다. 과연 이 석유 수입은 얼마나 되며 어디에 사용되는 것일까? 이것이 다르푸르 주민에 대한 박해와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었다.
어디에 재정을 쓰는 것일까? 2004년 결산서를 보면… 65.6%에 해당하는 1821억 디나르(약 7억 2,800만 달러)를 '국방/경찰/첩보'에 지출하고 있었다. … 각 주에서도 배분된 예산의 대부분을 군사 부분에 지출한다면 수단 전체의 군사비 지출은 막대한 금액이 될 것이다.
이것이 국제 인권 단체 등이 강력하게 비판하는 '중국의 오일머니가 지원하는 다르푸르의 인권 탄압' 구도이다.
석유에서 발생한 이윤이 수단 정부의 극렬한 인권 탄압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다르푸르 분쟁은 전형적인 '자원 개발이 낳은 인도주의적 위기'가 아닐까? 반대로 나는 다르푸르 반정부 세력을 취재하면서 그들의 무장 투쟁이 세계 각지의 '지지자'들에 의해 계속되고 있는 현실도 엿보았다. 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피난민이 된 사상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아프리카의 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원주민 간의 대립 때문에 발생한 것이 결코 아니었다. 이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세계화 시대의 산물이며 우리의 생활과도 많든 적든 분명히 연관돼 있었다.
* 소말리아
그런데 같은 해 아웨이스는 벽에 부딪히고 만다. 유엔안보리가 미군을 중심으로 한 평화유지군을 소말리아로 파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소말리아 내외의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은 이를 두고 '인도적 원조를 구실로 이슬람 세계에서 미국의 존재를 확립하려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란과 수단은 1992년 8월 15일 소말리아로 대표단을 파견해 알이티하드에게 자금을 제공하고 무장 훈련을 시작할 정도였다. 이러한 자금과 훈련의 실무를 맡은 것이 바로 당시 수단 정부의 비호를 받던 오사마 빈 라덴이다. 이때부터 소말리아의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이 국제적인 알카에다 조직에 포섭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1995년 소말리아에서 평화유지군이 철수하고 사실상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이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이는 곧 소말리아와 수단 사이에 낀 에티오피아 중앙정부가 안보상 큰 위협을 맞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에티오피아는 고대 기독교의 하나인 에티오피아 정교도가 정치와 사회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는데, 에티오피아 중서부에서 남부를 거쳐 동부에 이르는 지역은 이슬람교도인 오로모족이 살고 있었다.이들은 '오모로 해방 전선'이라고 부르는 무장 조직을 만들어 이슬람 원리주의 정권인 이란과 수단의 지원을 받아 에티오피아 정부를 상대로 무장 투쟁을 계속해왔다.
"미국은 전 세계에 있는 이슬람교도를 탄압하고 소말리아 임시정부는 그런 미국에 협력하면서 죄 없는 이슬람교도를 수없이 죽였습니다. 그러니 소박한 젊은이들도 이런 과격파 사상에 쉽게 공감할 수 밖에요."
"무정부 상태가 계속되면서 사람들은 총만 믿게 됐습니다. 그런 와중에 원리주의자들은 교육과 복지를 통해 사회에 깊숙이 파고들었어요. 1990년대 중반 이후 과격한 이슬람주의를 내건 사우디아라비아나 파키스탄의 민간단체가 소말리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신학교에 돈을 기부하고 과격한 이슬람 사상을 지닌 교사를 파견했습니다. 알카에다의 훈련 모습을 촬영한 비디오를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반미 테러의 정당성을 가르치기도 했어요. 순수한 아이들은 세뇌당했고 과격 사상이 사회에 뿌리내린 겁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국제사회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원조, 평화적 교섭, 평화유지활동, 아니면 무력행사? 여러 단어가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나는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단어를 찾지 못했다. 다만 소말리아 사회의 혼란과 폭력은 소말리아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동시에 해적이 확산이라는 예기치 못한 형태로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폭력이 국경을 초월한 것이다.
빈곤과 번영. 이 두 세계는
도무지 접점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내가 아프리카 각지에서 목격한 현실에는
이 두 세계가 불행하게도
'폭력'이라는 고리로 연결돼 있었다.
전 지구적인 규모의 격차 사회가 야기한
계속되는 폭력과 범죄를 각오하더라도
무한 경쟁을 예찬하는 양육강식의 길을 향해 갈 것인가?
아니면 폭력이 확산되는 것을 막고
자본주의의 폭주에 제동을 걸어
생명의 가치를 지키려고 노력할 것인가?
우리는 지금 생명의 가치를 둘러싼 갈림길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인종 차별 시절 남아공에서는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준이 '인종'에 있었다. 악명 높은 인종 차별 정책이 폐지된 오늘날, 이제 병원은 인종으로 환자를 고르지 않는다. 그 대신 돈이라는 새로운 기준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
엄청난 소득 격차로부터 발생하는 절망과 증오는 '폭력'으로 탈바꿈하여 언젠가는 전 세계를 뒤덮는 먹구름이 되지는 않을가? 내가 아프리카에서 목격한 현실은 자원 개발 열풍과 머니 게임 끝에 불안정해지고 있는 '세계의 내일'을 미리 보여준 게 아닐까? 이것이 이 책의 집필을 마친 지금의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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