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입문용으로 좋다.


45. 결국 창의성과 아이디어의 바탕이 되는 것은 '일상'입니다. 일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고, 대처 능력이 커지는 것이죠.
… 답은 일상 속에 있습니다. 나한테 모든 것들이 말을 걸고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 들을 마음이 없죠. 그런데 들을 마음이 생겼다면, 그 사람은 창의적인 사람입니다. 

47. 저는 순간순간 행복을 찾아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행복은 삶을 풍요롭게 해줍니다. 그러나 풍요롭기 위해서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같은 것을 보고 얼마큼 감상할 수 있느냐에 따라 풍요와 빈곤이 나뉩니다. 그러니까 삶의 풍요는 감상의 폭이지요.

49. "당신이 보고 난 것을 말로 다 표현해보라." 존 러스킨
50. 삶은 목걸이를 하나 만들어놓고 여기에 진주를 하나씩 꿰는 과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진주는 바로 그런 삶의 순간인 겁니다.
그런데 그 진주들은 내가 눈이 있고, 훈련이 되어 있어야 생길 수 있는 것이거든요.

87. 꽃 한 조각 떨어져도 봄빛이 줄거늘
수만 꽃잎 흩날리니 슬픔 어이 견디리 (두보)
90. 우리가 이렇게 보지 못하는 이유는 늘 보아서입니다. … 결핍의 결핍, 너무 낯이 익어서 볼 수 없는 겁니다. 우리는 익숙한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있습니다. 익숙한 것 속에 정말 좋은 것들이 주변에 있고, 끊임없이 말을 거는데 듣지 못한다는 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90. 메마른 땅과 뜨거운 햇볕은 여름 과일들의 고난이 아니다. 어디로 피서를 가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다가 온 여름이 다 지나갔다. 축복은 저 숨막히는 무더위 속에 있었던 것임을 여름의 끝물에 한 입의 과일을 깨물면서 문득 알게 된다. 이 많은 과일들을 지상에 차려놓고, 힘센 여름은 이제 물러가고 있다.(김훈)


122. 삶, 즉 사람의 힘, 기쁨의 힘, 감탄의 힘을 모두 포함하는 삶 외에 다른 부는 없다. 고귀하고 행복한 인간을 가장 많이 길러내는 나라가 가장 부유하다. 자신의 삶의 기능들을 최대한 완벽하게 다듬어 자신의 삶에, 나아가 자신의 소유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삶에도 도움이 되는 영향력을 가장 광범위하게 발휘하는 그런 사람이 가장 부유한 사람이다.
, 존 러스킨

129.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164. 크루소가 인간 중심으로 가축을 기르고 밭을 구획하는 것들은 그만두고 휴가를 줬더니 풀과 가축, 모든 생명들이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죠. 어떤 생명도 자신 이외의 존재 이유는 없어요. 그런데 우리는 그 존재 이유를 무시하고 우리를 위한 목표점을 세워요. 염소의 젖을 짜야 한다고 하는데 염소는 우리를 위해 젖을 내주려고 거기 있는 게 아니에요. 모든 게 인간의 기준인 거죠. 신조차 인간만 축복한다고 했으니 다른 모든 생명은 수단이 됐어요. 너는 젖을 짜야 하니까, 너는 고기가 되어야 하니까 가만히 여기에 있어, 이렇게 된 거예요. 그런데 어느 순간 신과 같은 마음이 되는 거죠. 모든 것들이 그 자체로만 존재하면 돼요. 다른 어떤 피조물도 관계없이.

174. 뒤엉킨 식물로 꽉 들어찬 땅에서는 확 트인 풍경을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이 중남미 마야인이나 동남아 크메르인들의 조각품이 띤 복잡한 성격을 설명할 수 있다. 그들의 조각품은 곧 우거진 삼림과 정글을 반영한다. 이와는 반대로 그리스에서는 확 트인 공간이 낱낱의 물체와 대비되며, 따라서 집단보다는 개체가 더 강조된다고 말한다. 고대 그리스 사상, 더 나아가서는 서양 문명의 성격을 나타내는 그런 특징도 어느 정도는 풍경의 영향이라 할 수 있다.

192. 그대의 온 행복을 순간 속에서 찾아라. 
저녁을 바라볼 때는 마치 하루가 거기서 죽어가듯이 바라보라. 그리고
아침을 바라볼 때는 마치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이 바라보라. 그대의
눈에 비치는 것이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자이다.

208. 해는 하늘로 좀더 높이 떠올랐다.
하늘에는 벌써 햇빛이 가득 차 있었다. 그것은 땅 위로 무겁게 내리쬐기 시작했고, 더위는 급속히 더해갔다. 주위에는 한결같이 햇빛이 넘쳐서 눈부시게 빛나는 벌판이 보일 뿐, 하늘에서 쏟아지는 빛은 견딜 수 없을 지경이었다.

220. 태양과 밤과 바다 …… 는 나의 신들이었다.
나의 신은 하느님, 제우스가 아니에요. 오늘 밤이 신이고 저 바다가 신이죠. 다른 세상에 없고 바로 그곳에 있어요. 순간이 신이고 눈앞에 신이 있어요. 그리고 인생의 답은 거기에 있는 것이죠.


249. 연민으로 사랑을 시작해 한없이 작아진 남자. 밀란 쿤데라는 이 사랑이야말로 진짜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연민, 즉 동정심은 타인의 불행을 함께 겪을 뿐 아니라 환희, 고통, 행복, 고민과 같은 다른 모든 감정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감정이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장 최상의 감정이라는 겁니다.

319. 여기서 시간을 좀 보내다 가야겠다 했는데 십 분, 이십 분, 시간이 지나면서 빠른 속도로 돌아가던 시간이 쓰러지기 직전의 팽이처럼 천천히 가는 겁니다. 그러면서 빗소리가 들리고 비 오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해요. 인적은 점점 줄어들고, 흙 냄새, 개구리 우는 소리가 더 진하게 감각을 자극해요. 그러고 나서 생각해보니, 다산이 살던 시대가 그랬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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