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입맛이던 아니던
돈까스는 진정 국가공인 마약이다.
돈까스의 유혹은 참을 수 없다.
삼겹살은 삼겹살은 말해 입아프다.
군대 짬밥에는 매일 고기반찬이 있었다.
애석하게도 이제
인간의 육식은 건강의 문제를 넘어 안전의 문제가 되었다.
아래 글은 채식의 변이랄까. 나는 채식(지향)을 선택한다.
지역신문에 기고란걸 처음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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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하고 안심 먹는 날을 위하여.
개인의 선택을 넘어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그게 국가와 나의 계약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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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유전자조작식품)와 삼겹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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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은 맛있다. 회식, 외식, 소풍, 어디서나 어울린다. 가을비 소리를 닮은 지글지글 구워지는 소리. 군침 도는 기름 냄새. 쌈장과 마늘, 깻잎의 조화는 분명 하늘에서 내린 맛이 아닐까. 며느리를 돌아오게 하는 게 가을 전어라면 사춘기 아들을 방 밖으로 나오게 하는 건 삼겹살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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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채식을 선택한 건 최근의 일이다. 고기로 인한 건강의 문제는 섭취량을 줄이는 것으로 감수했다. 옆 마을 공장식 축사는 비난 한 번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건강과 생활 이전의 근본적인 문제가 마음에 걸렸다. 안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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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논란을 다시 떠올린다. 높은 생산성을 원했던 인간은 소에게 동물 뼈를 먹였다. 그리고 소 대뇌의 바깥 부분-대뇌피질은 스펀지화 되어버렸다. 인간에게 같은 증상이 나타난 건 10여 년 후다. 광우병에 걸린 소를 먹으면 인간도 광우병에 걸릴까. 이는 아직 연구 중이다. 하지만 ‘연관 있음’은 학계의 유력한 설이다. 광우병은 인간이 만들어낸 천벌이며, 간접 섭취가 절대 안전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자연이 만들어놓은 울타리- ‘종간장벽’을 넘어설 수 있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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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나와 있는 고기(돼지, 소, 닭 등) 모두가 GMO를 먹고 자란 동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세계 사료용 GMO 수입 1위 국가라는 한국, 이 GMO의 대부분을 거대 사료업체에서 유통한다는 점이 마음에 걸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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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초식이 더 건강한지 육식이 더 건강한지 이 글에서 논의할 바 아니다. 문제는 육식이 건강의 문제를 넘어, 안전하냐의 문제가 되었다는 점이다. 더 기본의 문제로 밥상 품격이 추락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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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과 쿡방이 흥행이다. 오랫동안 무시되어온 ‘식食-살림’의 가치가 널리 이야기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아직은 맛을 위한 식食만 나오지만. 한번은 먹거리 ‘안전’에 대한 이야기를 형에게 말한 적이 있다. 곧 아이를 낳을 형 내외에게 먹거리는 중요 관심사였을 법하지만, 돌아온 답은 간단했다. “그런 거 다 따지면 먹을 게 없어.” 유난스러운 내게 형의 대답은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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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은 기본 권리다. 국가와 시민은 계약관계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홈페이지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국민 식탁에서 불량식품을 뿌리 뽑겠습니다.” 농사를 지어보면 잡초가 힘들다. 씨가 맺히고 뿌리를 뽑으면 늦다는 걸 우린 기억해야 한다. 안심하고 삼겹살을 먹고 싶다.

http://www.h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7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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