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타즈마할을 가기로 했다. 인도, 너를 좋아 할 수 있는 노력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온 것이다.
우리는 아무런 정보없이 무작정 델리의 버스터미널로 갔다. 관광객용 고급버스(에어컨이 있는)는 7시에 이미 출발해버린 것을 알게 되었다. 인도사람들이 이용하는 로컬 버스를 타야했다. 자연이 우리의 에어컨이다라고 말하는 버스는 모든 창문을 열어 차량 내부를 시원히 해주는 친환경 차였다. 쇼바도 없는 버스. 작은 속도 방지턱에도 앞바퀴 쪽, 뒤바퀴 쪽 승객들이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펄쩍 펄쩍 뛰어 오른다.
...그래 어찌됐든 타즈마할에 도착하면 되지.
2) 아침부터 타즈마할에 간다고 짐을 챙기고 난리를 피워 밥을 먹지 못했다. 버스를 타기 전 간단히 요기를 할 수 있는 간식을 샀다.
단 음식을 싫어하는 내 입맛을 고려해서 영제가 다이제스티 같은 쿠키들을 잔뜩 사왔다.
몽골의 고비사막이 생각나는 쿠키였다. 씹을수록 내 입속의 수분을 급속히 흡수하는 쿠키… 나중에 알았지만 오늘의 날씨는 38도. 가히 가만있어도 땀이 나는 날씨. 고맙다 영제군.
3) 타즈마할에 도착.
왕비를 위해 지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든 인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던가의 이유보다는 기념사진(사랑해)을 찍기 위해 간 우리는 목표 수행을 위해 미리 적어간 스케치북을 꺼냈다. 한 장 신나게 찍으니 보안요원이 우리를 불러 이곳은 종이 소지가 허용이 안된다고 한다. 알겠습니다. 나는 물구나무를 서서 사진을 찍었다. 또 아저씨들에게 불려갔다. 미안합니다. 플래너를 꺼내 감상을 적고 있었다. 아저씨가 왔다. 미안합니다.
4) 타즈마할을 둘러보니 4시쯤. 우리는 주변에서 아침겸 점심겸 저녁을 겸하는, 어쨌든 그날의 첫끼를 먹었다.
운이 좋았는지 루프-탑(멀리 타즈마할이 보이는 지붕위) 식당에 갔다. 사람 좋은 웨이터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하늘 가까이 보이는 먹구름을 가리키며 특유의 낙천적인 어투로 곧 쏟아지는 빗속에서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거 참 낭만있겠다.라고 생각을 하고 맛난 식사를 했다. 그리고 버스를 타러 돌아가는 길에 비를 쫄딱 맞았다.
5) 돌아가는 버스. 오랜만에 합리적인 선택?
걱정이 됐다. 우리가 아침에 예약한 버스는 에어컨이 세차다 못해 춥기로 유명한 동남아버스. 방금 비를 쫄딱 맞아 쥐 꼴이 되어 있었다. 감기에 거릴 걸 걱정하고 있는데 이 버스가 30분정도 늦을 것 같은데 다른 버스를 타는게 어떻겠냐고 물어왔다. 에어컨이 없는 버스란다.
우리는 왠 행운이냐며 그 버스를 탔다…
앗… 이 버스는 아침에 타고 온 버스보다 더 최악…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는 이 버스는 국도를 달렸다. 아침체 올 때는 3시간 걸렸는데 돌아가는 길은 6시간이 걸렸다. 아침의 쇼바없는 버스에서 더 나아가, 속도방지턱에서 덜컹 하는 순간 시트와 함께 땅바닥에 나뒹굴어야 했다.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는 하지만 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
아, 시원해서 좋다.
찜통 버스에서도 뛰놀 수 있는 아이들의 파워
루프-탑 식당 위에서 본 타즈마할&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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