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들이 말하는 페이스북 마케팅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비즈니스용 계정인 페이지보다 개인용 계정인 프로필이 마케팅에 더 효과적이라고 말합니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야기하지 않아야 상품이 팔린다는 역설을 보여줍니다. 포장 대신 겸손의 중요성을, 일방적인 홍보 대신 경청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어쩌면 그들이 말하는 페이스북 활용법은 마케팅이라기보다 사람들과 좀 더 잘 어울려 지내는 데 필요한 처세술에 가까웠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대기업도 이루기 어려운 마케팅 성과를 냈습니다. 아마도 그들의 페이스북 활용이 사람, 어울림, 소통이라는 페이스북의 본질에 충실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의 주인공들 덕분에 페이스북 마케팅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었고, 그러한 인식을 토대로 이 책을 썼습니다.
13. 그는 방법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우선 딱딱한 글에서 벗어나 감성이 물씬 풍기는 사진과 이미지 위주로 콘텐츠를 바꿔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에는 매일 달라지는 동강의 풍경, 차의 재료가 되는 야생화, 동강에서 살아가는 가족의 일상을 담았습니다. 소통도 적극적인 자세로 바꿨습니다. 친구의 방문을 기다리기보다 자신이 먼저 친구의 담벼락을 찾아다니며 인사를 건네고 댓글을 남겼습니다.
17. 따지고 보면 그가 전혀 상품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정용화님에게 야생화차는 상품이기 이전에 자연의 향기, 야생의 치유력과 생명력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야생화가 자라는 동강의 청정함, 병으로 귀향한 젊은이를 소생시킨 동강의 치유력, 야생화로 살아가는 한 가족의 성실함과 소박함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가 그가 만드는 꽃차에 청정함, 치유력, 성실함 같은 이미지를 투영했던 겁니다.
스타벅스가 감성마케팅으로 커피라는 상품의 범주를 문화로 확장했듯이, 그의 스토리텔링은 야생화차를 동강의 자연으로 확장시켰습니다. 그것이 ‘저절로’의 비결입니다. 사람들은 그에게서 동강의 자연을 사고 싶었던 것입니다.
35. 소셜미디어 시대의 상품은 생산자 그 자체
47. 거래는 사람을 보고 하는 것이지, 상품을 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상품이 아무리 좋아도 친하지 않으면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 입니다.
49. 개인 프로필에서 감자기 상품을 소개하면 친구들이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뭘 팔지 고민하고, 좋은 상품과 생산자를 찾아 다니고, 상품을 개발하고 만드는 과정을 이야기한 후에 상품을 소개하면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 상품은 그가 페이스북에서 꾸준히 공유했던 일상과 고민의 자연스런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53. (페이지를 활용해도 좋은 경우와 페이지 활용 방안)
경우에 따라서는 페이지에 욕심을 내볼 수도 있습니다. 페이지를 그저 상품정보만 모아두는 공간이 아니라 잠재 고객을 모으는 공간으로 활용한다면 말입니다. 다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특정 주제와 관련하여 질 높은 콘텐츠를 꾸준히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과일 농사를 짓고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여러분에게 과일의 종류, 과일의 효능, 과일로 만들 수 있는 각종 음식과 요리법, 과일로 할 수 있는 미용법과 같은 과일 전문 콘텐츠가 풍부하다면 페이지를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프로필보다 더 맣은 잠재고객과 접점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생산한 과일보다 과일과 관련된 정보에 관심을 가질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문 미디어를 운영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55. 소개 내용에 페이지를 만든 이유와 팬이 되면 좋은 이유까지 밝혀주면 좋습니다. 그래야만 페이지를 방문하고 팬이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무턱대고 부탁을 남발해서는 안됩니다.
88. 홈페이지를 온라인 커뮤니티처럼 꾸몄다고 해서 회원이 저절로 늘어난 것은 아닙니다. 다른 이유도 있었습니다. 먼저 운영자인 윤광미님이 매일 꾸준히 글과 사진을 올렸습니다. 회원들이 ‘경빈마마가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올렸을까’하는 기대감을 갖고 사이트를 찾아오게 만든 겁니다.
96. (스토리텔링의 기술2 콘텐츠 규칙이 필요하다)
모든 미디어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하는 원칙이 있습니다. ‘마감’입니다. 1인미디어인 페이스북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계정인 프로필이든, 기업계정인 페이지든 상관없습니다. 페이스북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선 꾸준히 규칙적으로 콘텐츠를 올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감이라는 개념이 생소하다면 다른 것에 빗대어 각오를 다져도 좋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장창현님은 페이스북을 ‘농장’이라고 말합니다. 윤광미님은 페이스북을 ‘가게’라고 생각합니다. 농부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농사를 짓고 상인이 매일 아침 가게 문을 여는 것처럼 페이스북 역시 단 하루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마음가짐이 준비됐다면 콘텐츠 규칙을 정해야 합니다. 콘텐츠 규칙에는 주제, 형식, 빈도, 발행스케줄, 콘텐츠의 출처, 댓글 정책 등이 포함됩니다.
주제는 콘텐츠의 커다란 줄기입니다. 주제를 정할 때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려는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정용화님이 야생화꽃차가 아닌 야생화가 피어나는 동강을 큰 줄기로 삼고, 섬농부 박철한님이 고구마가 아닌 고구마밭을 비추는 안면도의 저녁 노을을 핵심 콘텐츠로 삼은 것처럼 여러분은 상품과 서비스를 포괄하는 더 큰 주제를 잡아야 합니다.
106. (입장을 바꾸어 생각한다) 페이스북을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문장 하나를 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압니다. 박지영님은 친구의 댓글도 그들이 담벼락에 쓴 글만큼이나 귀하게 여겼습니다.
‘높아지려는 자는 낮아지고, 낮아지려는 자는 높아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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