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치 아파트 베란다


여름 밤은 창밖으로 들려오는 소리가 참좋다.
개굴개굴
귀뚤귀뚤
찌르르르르
겨울의 소리와 달리 여름의 소리는
메마르지 않아서 좋다.

얼마 전, 
특히 생생하고 우렁차게 들리는 풀벌레 소리.
마치 창문 바로 밖에서 들리는 것 같은 걸
앗, 저희집은 23층인뎁쇼?

오늘 베란다에서 내 지난 여름밤들을
청명하게 울려준 친구와 만났다.

엄마는 이 친구의 존재를 이미 알고 계셨다.
“어머나, 이렇게 컸네."
한 달을 우리집에서 지냈다.
“뭘 먹고 이렇게 컸을까.”
엄마의 베란다 정원에서 살았는가봉가.
집밖으로 내보내주었다.
너도 짝을 만나러 태어났을 텐데
넓은 곳에서 살려므나. 

그래, 짝은 어딘가 있을거야...
있을거야...
그래…
어, 왜 눈에서 땀이

여름 풀벌레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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