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품을 하고 나서야 다른 출품작들을 보았다. 스크롤을 내리고 내려도 작품이 끝없이 나왔다.
나중에 수상 결과를 보니 6,000여 작품이 출품되었다고 한다. 한달여의 마감을 한차례 끝내고 나니 맥이 탁 풀렸다.
그래도 글 전체를 돌아보면서 빠져있는 부분이 확실히 보였다. 이정도라도 큰 성과라고 생각했다.
이젠 빈 부분을 채우면 되었다. 프로젝트를 잊었다.
12월 4일, 이메일이 왔다. 브런치로부터! 2개의 메일이었다.
메일은 각각 '수상 후보작', '작가님께' 으로 시작됐다.
!!!
작품을 제출한지 한달이 지났다. 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살았고, 잊은 줄 알았는데, 갑자기 심장이 튀어나올 듯 뛰었다.
하지만 나는 쿨한 사람. 잠시 숨을 고른다. 바로 열어보는 건 너무 기다린 사람 같잖아. 일부러 조금 시간차를 둘러보고 메일을 읽는다(2초의 자존심).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오늘따라 핸드폰은 로딩이 느리다. 빨리! 빨리! 빨리!
드디어 열린 화면, 그런데 메일 내용이 뭔가 이상했다.
"앞에 보낸 2개 메일 중 먼저 보낸 메일은 잘못 보낸 메일이었습니다.
다른 작가님께 보낼 메일이었는데, 업무 중 실수로 작가님께 보내드렸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앞에 보내드렸던 메일은 삭제해주시고,
작품명 등 다른 곳에 노출 안되게 부탁드리겠습니다. "
.
잘못 보낸 메일이라니. '아오...'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앞에 받은 이메일을 읽어본다.
역시나 작품 제목이 달랐다.
내게 보낸 메일이 아니었다. 두근거리던 심장이 슬그머니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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