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 머문 캘커타의 아실람 고아원에는 

송아지만한 셰퍼트가 있었다.


보안에 철저한 이 친구는 이방인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고


우리를 보면 아주 그냥 

세상 떠나가게 짖어댔고

물리면 아픔 너머의 것이 

보일 듯한 이빨을 보여줬다.


하지만 다행인건 고아원의 총무, 

'디디(큰언니)'가 그의 

목줄을 잡고있기에 안전.

그래도 갑자기 나타나는 

그에게 깜짝깜짝 놀라고

피해서 돌아다니길 사흘.


그런데 어느날인가

마당 한가운데에서 마주친 그,

그런데 왠지 목줄이 없다.

수호천사 디디도 없다.


그리고 이건 또 워째서인지 

나와 그는 단둘이 마주하고 있다.

'…'


간이 쪼그라드는 것 같은

정적과 긴장…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자세를 잡았다.

'좋아, 덤벼 봐라. 

너의 점심으로 나의 발차기를 먹여주마.'


하지만 그는 그냥 지나쳐갔다.


앗? 왜? 

(이거슨 개무시?)


고아원을 떠난지 열흘 째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도

나만큼 당황했던 것 같다.

아무도 말려줄 수 없는 그 상황이.


어쩐지 그의 표정도

내 눈치를 살폈던 것 같다.


알 수 없는, 하지만 그래서


신비로운 동물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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