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총회 모습
드디어! 홍성 우리마을 의료생협 창립 :)

오랜만에 동영상을 만들었다.
'홍성 우리마을 의료생협'의 창립총회를
축하하는 영상이다. 허허, 부탁은 받았는데
촬영과 편집에 주어진 기간은 3일!
3일이라니... 3일이라니 ...OTL
참기름 쥐어짜듯 힘든 시간이 될 줄 알았으나
마을 주민분들이 인터뷰에 기꺼이 응해주시고
여러 기관에서도 흔쾌히 촬영을 해주셨다.
의료생협의 가치에 동의하고
준비위원들의 지난 5년 간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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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의료 협동조합이라니! 
게다가 농촌형 의료생협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이란다.
2011년부터 오늘까지 차근차근 준비해온 협동조합.
마을 주민이 주인인 의료기관.
5년의 시간을,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을 알리는

어줍잖은 축하 영상이 누가 될지 모르겠다.



어버이날에 청개구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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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개구리는 양지바른 곳에 묻히고 싶었다지.
엄마는 꾀를 써서 개울가에 묻어달라고 했다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청개구리는 엄마의 마지막 소원을 곧이곧대로 들었다네.
청개구리는 엄마를 개울가에 묻어드렸다지.
비가 올 적마다 무덤이 떠내려갈까 무덤을 붙잡고 울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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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서는 잘도 너스레를 떨면서
집에서는 살가운 말 한마디 못하는 아들이라네.
비가 슬쩍 내린 오늘, 꽃향기 비내음이 가득하던 오늘. 어버이날이라네.
다 큰 아들이 밥은 먹고 다니는 건지
연애는 하는 건지 곧 나온다던 책은 언제나오는 건지
미주알고주알 부모님은 걱정이라지만
아들은 전화 한통 제대로 안한다네.
그리하야 오늘 아침 김을 매는데 
청개구리가 나타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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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 이야기 작가는 
왜 청개구리를 개구쟁이로 임명했을까나.
개굴개굴 울음탓일까.
외양으로 보여지는 말로 모든게 규정되는 건 아쉬운 일이지만
세상일이라는게 그 마음을 속속들이 구구절절 설명하지 못하는 법이라지. 
그래서 사람들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하며 마음을 표현해왔겠지.
일이 있어 집엔 내일 저녁에나 가지만
오늘은 아쉬운대로 전화 한통 드리는 것으로.


충남 홍성 홍동 녹색평론 녹색당



제가 당신에게 숙제를 하나 내드리겠습니다.
산을 오른다면 그것이 궁극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정확하고 빠짐없이 적어보십시오.
당신의 경험에서 중요했던 모든 것을 적어보고
만족할 때까지 고쳐쓰고 또 써보십시오.
당신이 산에 올랐던 이유를 당신 자신에게 설득력있게 설명해보십시오.
산을 오르는데는 별로 시간이 들지 않았겠지만
진정으로 산의 정상에 오른 적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정상에서 무엇을 보았습니까?
모든 것은 그런식으로 입증됩니다.
산 정상에 올라 상쾌한 기분을 느끼지 못했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일단 정상에 오르면 우리는 더이상 오르지 않을테니까요.
어쩌면 집에 돌아온 후에야 우리는 진정으로 산에 올랐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산이 뭐라고 말하던가요.
산이 무엇을 하던가요.

- 헨리 데이비드 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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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내 여행에 많은 영향을 준 책이 있었다. 미국의 자연주의 사상가 H.D. 소로우의 <월든>이란 책이었다. 소로우는 어느 날 숲에 들어가 ‘월든'이라는 호수 옆에 통나무 집을 지었다. 그리곤 숲에서 2년을 자급자족하며 살았다. 농사를 지었고, 사람을 만났고, 산책을 했다. <월든>은 그 2년의 시간을 적은 수필이다. 1865년, 산업화가 세상을 지배해가기 시작한 시절이었다. 소로우는 <월든>을 통해 말했다. 소박한 삶을 통해서만 우리는 삶의 진실을 만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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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동안 나름 소박한 여행을 하고자 했다. 상업주의의 껍데기 속에 가려진 진실을 보고 싶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보고 싶었다. 산다는 건 무엇일지 알고 싶었다. 눈으로 보는 것, 머리로 아는 것을 넘어 느끼고 싶었다.
그 나라의 음식문화를 이해하고 싶었다. 먹는 것이 결국 그 사람이 되는 것이고 그 사람들이 모여 만드는 것이 문화니까. 길거리 음식이 주메뉴였다. 식중독에 걸렸다. 사흘을 설사만 했다. 
외국 사람들의 삶을 보고 싶었다. 가는 동네마다 시장바닥을 기웃거리며 무얼 파는지 봤다. 날강도를 만났다.
무엇이 문화를 다르게 만드는 걸까. 문화가 바뀌는 경계를 보고 싶었다. 버스를 타고 나라와 나라 사이를 이동했다. 
낮은 위치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거지처럼 다녔다. 그냥 거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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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년 전의 소로우는 내게 숙제를 남겼다. 나는 그 숙제를 완성할 수 있을까. 스스로 납득 할만한 
여행이라는 산을 오르며 나는 무엇을 보았을까. 여행은 내게 무엇을 말해주었을까. 나는 진정으로 여행을 다녀온걸까. 여행은 내게 궁극적으로 어떤 의미였을까. 그리고 지금 또다른 걸음을 떼고 있는 또 하나의 산. 여행은 왜 나를 귀촌하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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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행을 떠나야 했을까. 여행을 다녀온 후 왜 귀촌을 해야 했을까. 그건 준비가 되었기 때문이다. 인생에는 시점이 있고, 그 시점마다 고민에 고민을 했던 질문이 있다. 답을 찾기 위해 신앙을 찾았던 것처럼, 책을 읽었던 것처럼, 제대를 한 것처럼. 여행을 떠났던 건 다음 단계의 답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던 것 뿐이다. 그리고 역시 같은 이유로 농촌으로 오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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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리 궁상맞았던 여행. 다음의 답은 농촌에 있다고 한 여행.
그 경험을 모두 적어보고 고쳐쓰고 또 고쳐써봐야겠다.
오늘의 일기 끗~





충남 홍성 홍동 뜰

충청도 홍성 홍동 희망제작소

꽃보다 홍성 #25 홍성에 온 손님
ㅡ 돌아서면 배고픈 국수처럼


어제
희망제작소 인턴 시절의 인연들이 한자리에.
새롭게 진행되는 공동연구 때문에
홍성 홍동에 들린 희망제작소 연구원 선생님들.
그리고 홍성에 같이 계신 민주누나.
함께 우리 동네 마실방 뜰에서 우리밀 국수 한 사발.


홍성 귀농 귀촌마늘싹이에요^^



요 며칠 벌이 웽웽거리나 싶더니 꽃이 피었다. 

쪽파가 돋는가 싶더니 비가왔다. 
봄이 오는 전주곡이랄까.

겨우내 기다려온 새싹
흙을 밀어올리며 
봄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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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시인의 시를 적는다.

저거봐라, 새잎 돋는다
아가손 마냥 고물고물 잼잼
봄볕에 가느란 눈 부비며
새록새록 고목에 새순 돋는다
하 연두빛 새 이파리
네가 바로 강철이다.


홍성 귀촌

충남 홍성 홍동 마을 은행 화폐 지역

이제는 '이자를 낳는 돈'에 대해서도 문제 의식을 가져야하지 않을까요. 자연의 모든 것이 늙습니다. 돈도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게 옳지 않을까요. 돈이 늙는다면 축적되지 않고 순환할 것입니다. 혈행이 좋은 몸이 건강한 몸이듯, 순환하는 돈이 우리 경제를 건강하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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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예금은 중앙은행으로 흡수됩니다. 우리 돈임에도 우리는 우리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모릅니다. 지역민의 예금이 지역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돈이 지역내에서 이웃을 위해, 마을을 위해 활발히 순환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지역을 건강히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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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무이자 계(契)
경제협력체 도토리회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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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는 돈'이라는 패러다임은 우리로 하여금 투기의 비윤리성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도와준다. 땅은 땅일 뿐이다. 땅이 부가가치를 만드는 게 아니다. 부동산 투기는 카드깡처럼 미래 세대의 돈을 끌어오는 것이다. 어른 세대가 만든 거품은 우리들이 짊어져야 할 빚이 되었다. 집이 없어 한곳에 정착하지 세대를 만들었다. 비싼 가게 임대료는 우리 이웃을 외지로 내몰았다.




어제 후배의 결혼식에 갔다.
홍성에서 기차를 타고 전철을 타고 도착한 결혼식장, 오랫동안 못 뵌 군대 선배들을 만났다. 2년만인가 제대하고 처음 뵙는다. 다들 그대로였다. 아저씨들 사이로 뽈뽈 뛰어다니는 아이가 있었다. 규민이는 특히 좋아하고 따랐던 선배의 아이다. 그 옛날 쪼꼬맸던 규민이가 어느새 6살이 되었다.
말도 척척 알아듣고
가위바위보도 할줄 알고
낯가림도 없이 꺄륵꺄륵 웃었다. 

내 어릴적을 생각해보면
규민이에게 나는 어마어마한 아저씨겠다. 
규민가 내 나이가 될 때면
나는 또 우리 아빠 나이가 되어있겠다. 

자연의 법칙은 단순하다.
새로운 잎이 세상을 푸르게 한다. 
오랜 잎은 떨어져 거름이 된다. 

손석희씨는 자신에게 이렇게 묻는다고 한다.
"나는 자격이 있는가"
우리도 스스로에게 물어야 하지 않을까
사회의 양분을 먹고 자라난 나는 그 책임을 알고 있는가
나는 거름이 될 자격이 있는가
다음세대의 양분까지 빨아먹고 있는건 아닌가

새순이 피어나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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