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 시골집이라면 쥐가 찾아오기 마련.
적당한 긴장과 구역을 나눠오던 우리.
서로 인정하며 살 수 있다고 믿고 싶었죠.
길목에다 설치한 끈끈이를 보란듯이
쥐구멍 앞으로 끌어다 놓는 대범함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우리사이가 가까워짐을
느낀 것은 지난 겨울.
옷장 한켠 낭자한 똥오줌과
채썰어 먹은 옷가지를 본 것입니다.
올초, 따듯한 계절이 되어
쥐들은 제 살 길 찾아 떠났습니다.
그래 안녕. 내 인생에 쥐는 없는거야..
마늘 양파나 심으며
겨울을 맞이하... 고 싶었습니다.
엊그제 벽속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소리
사각사각..
(침이 꼴깍)
숟가락으로 열심히 구멍 파는
빠삐용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서둘러 쥐구멍만 막으려했습니다.
내 상상속 쥐구멍은 구멍인데
벽지 뒤에 있는 것은 틈.
흙벽과 나무기둥이 간헐적 만남을 하고 있었습니다.
혹은 졸혼.
구멍이라는 1차원의 점과
틈이라는 2차원의 선.
서둘러 황토 미장을 샀습니다.
이 이야기는 어떻게 마무리 될지.
겨울 전엔 끝날 수 있을지.
쥐똥 같은 눈물이 또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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