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게해 자전거 여행] D+4, 아직은 터키

페달을 통해 전해지는 땅의 굳건함. 
허벅지에서 느껴지는 근육의 움직임.
언어가아닌 근육으로만 느끼는 세상.

언덕을 오를 때 우리는
그 순간에만 집중을 해야한다.
전방 2m까지만이 나의 우주. 
그 순간만큼은 걱정, 미움, 꿈 … 
그곳에 나는 없다.
감정없는 로봇처럼 페달을 밟고 밟아야 한다.

그렇게 작은 의식을 행하다보면
깊게 가라앉아 있던 조각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나의 속좁음에 놓쳐버린 인연들, 
오늘의 나를 있게해준 고마운 사람들, 
굳게 다짐해놓고 까먹어버린 결심들, 
어린시절 꾸었던 꿈들...
빙산처럼 하나씩 떠오른다.

그리고 내리막을 가를때
모두 녹아버린다. 

하지만 곧 다시 언덕
그리고 또다시 내리막.

언덕 하나에 사랑, 
언덕 하나에 추억,
언덕 하나에 꿈을.

나를 채워주었던 조각들을
잊혀졌던 조각들을
끝나지 않는 길을 달리며
다시 제자리에 끼운다.

페달은 미래를 향하지만 
내 2m 우주는 과거를 향해간다.

이름하여 백투더퓨쳐...

"길? 우리에게 길따윈 필요없단다"



WOW의 '사랑해' 릴레이] No. 15
ㅡ 박영준 코치님

아시아와 유럽 문화의 접점 터키.
아시아 여행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습니다.
여행 125일 이제야 여행을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드네요.

여전히 부족한 저희이지만 부족함을 채워주는 서로가 있고
지구 반대편에서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여기 중력의 힘을 이겨내고 
태양과 함께 떠오르는 열기구들처럼
별탈없이 이곳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참된 어른이 많은 사회,
어떤 모습일까요?

열기구를 띄우는 따뜻한 공기처럼
'팔로 미'가 아닌 '위드 미'를 말하는, 
공존하기에 아름다운 카파도키아처럼
함께 가고 헌신하며 먼저 실천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일까요?

비거게임을 통해 만나게된 박영준 코치님.
따뜻함과 뜨거움을 주신 박영준 코치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에게해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D-13, 87Km ㅡ 아테네까지 288km

우리의 눈은 왜 웃지 않았을까?

웃을 수 없었을까?
웃기 싫었을까?

작은 소망이 있다면,
너무 힘들어서 웃음을 잃은 것이 아니길 바란다.

ㅡ 안전한 산악 라이딩을 도와주신 아저씨와



[에게해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D+12, 80Km ㅡ 아테네까지 459km

한낮의 더위와 싸우며
고개를 떨군 채
아스팔트 위를 달리고 있었다.

갑작이 눈에 '번쩍'하며 빛이 반사되었고
신기한 물건인가 싶어 멈춰서 확인해 보니,
'1유로 동전'(약 1,500원)

우리는 혹여나 누가 볼까봐
잽싸게 주머니에 넣어
부리나케 페달을 밟으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꺄~~~~~~~~~~~~~~~"

"음료수 먹으러 가자!!!"





[아테네를 향해 자전거를 타고]
D+11, 85Km ㅡ 아테네까지 539km

동호는 앞 바퀴가 펑크 났다며
자전거를 세웠다.

능숙한 솜씨로
앞 바퀴를 분리해서
튜브를 꺼낸 후
사포로 갈고
본드를 칠한 후
패치를 붙였다.

그리곤 '경화'를 시켜야 한다며
15분 가량 시간을 보낸 다음
타이어를 물에 넣고 체크를 했고
이상이 없자,
뚝딱뚝딱 조립을 했다.

자전거를 너무 잘 다루는 동호에게
부러움 반, 궁금증 반을 느끼며 페달을 밟던 찰나에
내 궁금증은 곧 해결되었다.

'참, 우리 항공정비사 였지?'

 



[에게해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D+10, 66Km ㅡ 아테네까지 621km 

먹다가 졸아 본 적 있으신가요?

맛을 음미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저희는 요즘,
과일을 먹다가 졸곤 한답니다.

참 신기할 따름입니다.



[에게해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D+9, 71Km - 아테네까지 687km 

내 피부는 소중하니까,
썬크림은 필수.

하지만 자전거를 타면서
땀과 섞인 썬크림이
눈에 들어갈 때면…
눈물 범벅 라이딩을 하곤 했죠.

이렇게 뿌리면

눈에는 안들어 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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