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고도 2875M

그곳에서 만난...


ㅡ 인도 맥그로드간즈 트리운드 정상으로부터

인도 트리운드 등산 맥간

1%(참고 : 교보 전자책은 페이지가 아니라 퍼센테이지로 나옵니다). 하지만 무엇에도 나는 만족하지 못했다... 내 마음 한가운데는 텅 비어 있었다. 지금까지 나는 그 텅 빈 부분을 채우기 위해 살아왔다. 사랑할 만한 것이라면 무엇에든 빠져들었고 아파야만 한다면 기꺼이 아파했으며 이 생에서 다 배우지 못하면 다음 생에서 배우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그 텅 빈 부분은  채워지지 않았다. 아무리 해도. 그건 슬픈 말이다. 그리고 서른 살이 되면서 나는 내가 도넛과 같은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됐다. 빵집 아들로서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깨달음이었다. 나는 도넛으로 태어났다. 그 가운데가 채워지면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2%. 내 존재에서 당신이 빠져 있다. 그래서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


2%. 내가 사랑한 시절들, 내가 사랑한 사람들, 내 안에서 잠시 머물다 사라진 것들, 지금 내게서 빠져 있는 것들......이 책에 나는 그 일들을 적어 놓았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 일들을 다 말하지는 못하겠다. 내가 차마 말하지 못한 일들은 당신이 짐작하기를. 나 역시 짐작했으니까.


3%. 당신도, 나도, 심장이 뛰고 피가 흐르는, 사람이니까.


7%. 아무래도 나는 지진아처럼  새로 바뀐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여러 모로 낯선 일이 많았다.


7%. 내가 자라 청년이 되는 만큼 아버지는 노인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10%. 봄이라는 것에 입술이라도 있다면 전화를 걸어 왜 안 오느냐고 따져 묻기라도 할 텐데 그럴 리 만무. 결국 우수를 지나 경칩에 이르는 동안 내 마음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시들해진다. 


15%. 그즈음 창 밖을 내다보면 뭔가 지나가는 게 언뜻언뜻 눈에 보였다. 바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덧없이 흘러가는 세월이었다.


15%. 야래향(고향 중식집)은 구멍이 뚫린 대형 선박처럼 아주 천천히 몰락해갔다.


15%. 과연 새천년은 그런식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한때 손바닥처럼 그 내력을 낱낱이 알던 가게들의 거리가 낯선 곤충의 껍질처럼 무감각해졌다.


20%. 결론적으로 보자면 20대 초반의 나는 시간의 흐름을 견딜 만큼 강한 몸을 지니지 못했다.


23%. 당나라 시인 사공서는 친구인 노진경과 헤어지면서 다음과 같은 시를 썼다.

앞으로도 만날 기회 있음을 알지만,

이 밤에 헤어지기는 참으로 힘들다

옛 친구가 권하는 이 술잔이

뱃길을 막는 돌개바람만 못하랴


26%. 우리는 왜 살아가는가? 왜 누군가를 사랑하는가? 그건 우리가 살면서, 또 사랑하면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일들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26%.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그때 내 존재는 가장 빛이 나기 때문이다.


31%. 나는 이제 말로만 듣던 사회인이 된 것이다. 사회인. 이 말은 이제 내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뜻했다. 1995년 여름의 일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31%. ...옛집 담 너머로 봄꽃들이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봄꽃은 제 몸을 밝혀 내게 저처럼 환한 빛을 던져주는데, 나는 세상 그 어느 곳에도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된 것이다.


37%. 문득 바람이 그대 창으로 부는가, 그런 걱정이 든다. 하지만 그건 멀리 있기 때문에 흔들리는 빛이다. 한때 우리는 너무나 가까웠으나, 그리하여 조금의 흔들림도 상상할 수 없었지만......


38%. 사람이 없는 바닷가는 혼자 서서 바라보는 거울과 비슷합니다. 내 모습이 보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39%. 그에게 오마르 하이얌의 시 한편을 읽어주었다.

인생의 대상(大商)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라,

매순간 환희를 맛보라!

오, 사키여, 내일의 양식을 걱정하지 마라,

잔을 돌려 포도주를 붓고, 내 말을 들으라, 밤이 가고 있다. 


42%. “도대체 어떻게 하면 대중음악평론가가 됩니까?”라는 질문을 받으면 그때의 일을 떠올린다. 누구에게나, 무슨 일이거나 처음 마음이 있다고 생각한다. 갓 태어난 아이의 눈과 귀처럼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아무런 조건 없이 받아들이는 시간이 있다. … 그런 처음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흘러나오는 모든 노래가 경이롭게 들린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48%. 어둠 속에 잊혀졌던 마을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낸다. 오래된 외투 주머니처럼 익숙한 골목길들,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무들, 푸르디푸른 밤하늘에 검은 그림자로 선 지붕들. 잊혀진다는 것은 물론 꽤나 슬픈 일이지만, 잊혀졌기 때문에 오랫동안 그 마을은 괴기할 정도로 아름다울 수 있었을 것이다.


49%. 세월이 흘렀기 때문에 우리가 변한 게 아니라 우리가 변했기 때문에 세월이 흐른 것이다. 어찌할 바를 모르겠지만,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56%. 본디 나는 내가 경험하는 세계의 바깥에 무엇이 있는지 잘 모르는 종류의 인간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건 내가 경험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뜻이었다. 뭔가에 빠진다면 그건 내 안에 들어온 그 뭔가에 빠져든다는 뜻이었다. 뭔가에 빠진다면 그건 내 안에 들어온 그 뭔가에 빠져든다는 뜻이었다. 그런 까닭에 나는 소통의 인간이 될 수 없었다. 전적으로 내 경험의 공간 안에서 모든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랑도, 증오도, 행복도, 슬픔도, 모두 내 세계 안쪽 창에 맺히는 물방울 같은 것이었다.


62%. 여전히 삶이란 내게 정답표가 뜯겨나간 문제집과 비슷하다. 어떤 것인지 짐작할 수는 있지만, 그게 정말 맞는 것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67%. 그 헬기장을 지날 때면 나는 늘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오리온, 카시오페아, 큼곰자리 같은 별자리들. 그 별자리들은 무슨 힘으로 하늘에 매달려 있는 것일까? 우리는 어떤 힘으로 살아가는 것일까?


80%. 스승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들이 우리 삶에 존재하는 뜻은 우리 같은 사람들도 이 세상을 더 밝고 멀리 보라는 까닭이다.


83%. 김시습이 맞닥뜨린, 어둡고 어두울 정도로 어두운 밤은 아니었지만 중학교 2학년 시절 나도 어둡고 어두운 어둠을 본 적이 있었다. 그 어둠을 보지 못했더라면 나는 아주 하찮은 조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어둠을 똑바로 바라보지 않으면 그 어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제 몸으로 어둠을 지나오지 않으면 그 어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어둡고 어두울 정도로 가장 깊은 어둠을 겪지 않으면 그 어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그건 중학교 2학년생에게는 너무 가혹한 수업이었지만, 또 내 평생 잊히지 않는 수업이기고 하다.


90%. 서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건 어떻건 지방 소도시의 열일곱살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에게 즉석떡볶이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음식이었다. 어울리지 않기로는 ‘이런 걸 과연 사랑이라고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만 내게 잔뜩 남겼을 뿐인 첫사랑도 마찬가지였다. 보지 않으면 보고 싶었고 만나면 즐거웠다. 이런 걸 사랑이라고 하는 것일까? 하지만 거기에는 대단히 중요한 뭔가가 결여 돼 있는 듯 보였다. 지금 생각하면 만나면 만날수록 괴로워지는 어떤 것, 괴로우면 괴로울수록 감미로워지는 어떤 것, 대일밴드의 얇은 천에 피가 배어드는 것을 느끼면서도 스케이트를 지칠 수밖에 없는 어떤 마음, 그런 마음이 없다면 사랑이라고 부를 수 없는게 아닌가는 생각이 든다.


94%. 입에서 나오는 게 말이라는 것은 알겠으나, 그 뜻은 무엇인지 아직 모르던 시절의 일들이었다.


99%. 봄빛이 짙어지면 이슬이 무거워지는구나. 그렇구나. 이슬이 무거워 난초 이파리 지그시 고개를 수그리는구나. 누구도 그걸 막을 사람은 없구나. 삶이란 그런 것이구나. 그래서 어른들은 돌아가시고 아이들은 자라는구나. 다시 돌아갈 수 없으니까 온 곳을 하염없이 쳐다보는 것이구나. 울어도 좋고, 서러워해도 좋지만, 다시 돌아가겠다고 말해서는 안되는 게 삶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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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것이 핵심이다. 우리는 의외성을 비롯한 스티커 아이디어의 여섯 가지 기본 원칙을 이용해 의사소통 방식을 더욱 찰싹 달라붙게 만들 수 있다.


4%. 대학에서 ‘스티커 메시지 만드는 법’이라는 강의를 시작했다. 이 강의의 전제는 무엇이 선천성 스티커 메시지를 만드는지 이해한다면 우리의 메시지 역시 더욱 잘 달라붙게 만들 수 있으리라는 것이었다. 


5%. 이것만은 약속할 수 있다. 스티커 메시지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특성대로 당신이 만드는 메시지에 유전적인 변형을 가한다면, 당신은 타고난 창의성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어떤 메시지든 사람들의 뇌리에 착 달라붙게 만들 수 있다!


7%. 원칙 1, 단순성. … 우리가 원하는 것은 요약문이 아니다.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속담이다. 메시지는 반드시 단순하고, 동시에 심오해야 한다. 


7%. 원칙 2, 의외성. … 반드시 사람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해야 한다. … 사람들의 지식에 구조적인 ‘공백을 열어주면’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런 다음 그 빈틈을 채워줘라.


8%. 원칙 3, 구체성. … 선청성 스티커 메시지는 구체적이고 상세한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왜냐하면 우리의 두뇌는 구체적인 정보를 기억하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 구체적인 설명이야말로 우리의 메시지가 청중 한 사람 한사람에게 동일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11%. 성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신이 해야 할 첫 번째 일을 알려주겠다. 

단순해져라!

단순해지라는 건 ‘정보의 수준을 낮추라’거나 ‘간단한 요약문을 만들라’는 의미가 아니다. 단순하다는 것은 쉬운 말만 골라 쓰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서 ‘단순’의 정확한 개념은 메시지의 ‘핵심’을 찾으라는 의미다.


13%.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일은 왜 그렇게 어려운 걸까? … ‘이로운’ 목표보다 ‘결정적인’ 목표를 우선으로 선택하면 간단한 일이다.


15%. 리드를 숨기지 마라.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글의 첫머리에 흥미로운 소재를 끌어들이는 것은 좋지만 주제와 연관성이 부족하다면 곤란하다. 핵심 메시지 그 자체가 보다 흥미를 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6%. 최고 경영자들은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알지만 그런 우선 과제를 공유하고 성취하는 데 있어서는 황당할 정도로 비효율적이다.


17%. 우리가 추구하는 단순함은 그런 요약문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속담이다. 간결함과 핵심이 결합된 메시지인 것이다.


18%. 간결함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쓸모도 없다.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은 심오한 내용을 지닌 간결한 메시지다. 그러므로 심오한 메시지를 간결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짧은 메시지 안에 다양한 의미를 압축하여 채워넣어야 한다. 어떻게? 깃발을 사용하라. 청중이 이미 가지고 있는 기억을 두드려 깨워라. 이미 존재하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다.


19%. 도식을 이용하면 심오한 단순함을 구축할 수 있다는 사실만은 지극히 중대하다.

23%. 놀라움은 우리가 어째서 놀라게 되었는지, 그 해답을 추구하도록 만든다.

26%.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현재 그들이 지닌 도식을 정면으로 무너뜨리는 것이다.

27%. “잘된 글들이 모두 추리소설처럼 시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들은 상식과 어긋나는 놀라운 일을 묘사한 다음, 그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며 독자들을 유도하고 있었다.”


29%. 프레젠테이션의 목적은 ‘요약’이 아니다. 상대방에게 궁금증을 일게 하고, 그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을 알려주는 과정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잡아매고 싶다면 호기심의 공백 이론을 최대한 이용하라. 미스터리라는 양념을 조금만 친다면 흥미를 더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29. 휴머니즘 스토리들이 감동적인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휴머니즘’, 즉 인간적이라는 게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우리가 모르는 게 있다면 그 안에 담긴 극적인 경험들이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기분은 어떨까? 로또에 당첨되면 기분이 어떨까? 샴쌍둥이인 챙과 엥 벙커처럼 몸이 붙어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30. 사람들이 특별한 관심을 갖도록 이 경기의 배경과 의미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30.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싶은가? 그렇다면 배경 지식을 제공하라!


30. 지식의 공백은 흥미를 유발한다. 하지만 지식의 공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미 존재하는 지식을 강조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당신은 이러이러한 것을 안다. 자, 그리고 여기 당신이 모르는 사실이 있다.” 우리는 배경을 설정했고, 사람들은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궁금해하게 된다. 추리소설 작가들과 십자낱말풀이 작가들이 괜히 우리에게 실마리를 던져주는 게 아니다. 퍼즐을 거의 완성했다는 느낌이 든 순간, 호기심은 우리의 정신을 장악하고 결승점을 향해 달려가도록 떠민다.


31. 순차적으로 주어지는 정보에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한꺼번에 엄처난 양의 정보를 무더기로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하나씩 감질나게 실마리를 흘린다. 이러한 의사소통 방식은 ‘강의’보다는 ‘이성에게 치근덕대는 방법’과 닮아 있다.


32. 로웬스타인은 지식의 공백이 고통스럽다는 사실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호기심이 즐거운 것이라면, 왜 그것을 해결하려 들겠는가? 어째서 사람들은 추리소설의 마지막 장을 남겨두고 책을 덮거나 야구 경기의 9회 말을 남겨놓고 텔레비전을 꺼버리지 않는 걸까?


38. 당신이 배워야 할 교훈은 모든 사람들이 유창하게 말할 수 있는 ‘공통 언어’를 찾으라는 것이다. 모든 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공통어란 결국 구체적인 것이다.


41. 어떻게 메시지를 구체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특정 집단, 예를 들어 독자나 학생들, 고객들의 필요를 정확하게 파악한다면 메시지를 더욱 구체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다.


44. 진정한 권위는 그 지위가 아니라 출처의 정직성과 신뢰도에서 온다. 그래서 때로는 반권위가 권위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하는 것이다.


44.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지식은 흔히 전문성을 입증하는 증거로 여겨진다. … 세부적인 사항들은 주장을 더욱 구체적이고 실감나게 묘사함으로써 더 현실적이고 믿음직스럽게 보이도록 만든다.


57. 청중에게 이익을 제시할 수 있다면 절대로 그 사실을 숨기지 마라. 이리저리 돌려 말하지도 마라. … 개인적인 이익에 관심을 집중시켜야 한다. “굿이어 타이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안심할 수 있다고 말하지 마라. 굿이어 타이어를 사용하면 ‘당신’은 안심할 수 있다고 말하라.”


64. ‘왜?’라는 질문을 세 번 연속 듣고 나자, 그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서 자신들이 왜 그 일을 하고 있는 가로 초점을 옮길 수 있었던 것이다. … 전술은 지식의 저주를 피해가는 데 매우 유용하다.


64. 사람들이 우리의 메시지를 각별히 여기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들의 분석 모자를 벗겨야 한다. 특정 개인에게 연민을 느끼도록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메시지가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언가와 결합되어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는 그들의 이익에 호소하되, 그들의 정체성에도 호소해야 한다. 그들의 현재뿐 아니라 그들이 되고 싶은 미래의 이상향에도 호소해야 한다.


66. 이야기는 세상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에 대해 중요한 실마리를 던져준다.


67. 시뮬레이션이 효과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의 뇌는 어떤 사건이나 일의 순서를 상상할 때 물리적 활동을 할 때와 똑같은 영역에서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68. 이것이 바로 스토리의 역할이다. 지식을 보다 일상적이고 근원적인 존재, 삶에 가까운 형태로 만들어 보여주는 것.


71. 효과적인 스토리 원형도 존재한다. 원형에 대해 배우고 익히면 훌륭한 스토리를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 바로 도전 플롯, 연결 플롯, 그리고 창의성 플롯이다.


72. 이렇게 역사적이거나 극적인 사건이 아니더라도 도전 플롯은 언제나 고무적이다. 도전 플롯은 명료하고 확실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이들은 우리의 끈기와 용기에 호소하고, 우리가 더 열심히 일하고 새로운 도전에 맞서 싸우고 힘든 장애를 극복하고 싶게 만든다. 어쨌든 로즈 블럼킨이 폐점 시간이 될 때까지 100번째 생일 파티를 연기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훨씬 굳건한 마음가지으로 지저분한 차고를 청소하러 갈 수 있지 않을까? 도전 플롯은 우리가 행동하도록 격려한다.


72. 도전 플롯이 난관과 시련을 극복하는 내용이라면, 연결 플롯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관한 것이다. 회사의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연설을 할 때에는 연결 플롯이 좋다. 새로운 프로젝트 오프닝 파티를 연다면 그때는 도전 플롯이 유용할 것이다.


72. 창의성 플롯은 정신적인 돌파구를 발견하여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수수께끼를 해결하거나 참신한 방식으로 문제를 공략하는 이야기다.


76. 스토리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당신은 비전 스프링이 하는 일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지 못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프레젠테이션에 근거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자료는 대부분 추상적이다. 관련 자료나 통계 수치를 프레젠테이션의 주요 내용으로 삼고 싶은 유혹은 제발 떨쳐버려라. … 데이터란 수천 개의 스토리를 단순히 요약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데이터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면 스토리를 들려주어야 한다.


76. 당신은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점에 집중하는가? 여기 그 여부를 재빨리 판단할 수 있는 두 개의 간단한 테스트가 있다. 당신은 발언 시간 중 몇 퍼센트를 핵심 요점에 할애하는가? 슬라이드의 몇 퍼센트가 그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가? 최소한 절반 이상의 시간과 시각 자료를 핵심 메시지를 찾는 데 할애하라. 만일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너무 많은 것을 말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77. 최고의 발표자들은 프레젠테이션을 설명으로 점철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 다음엔 뭐라고 말하지?”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그들은 “이 다음에는 어떤 질문으로 사람들을 고민하게 만들까?”를 생각한다.


77. 클립아트란 전구 그림이 ‘혁신’을 비유하는 것처럼, 단순한 현실의 비유에 불과하다. 진짜 현실을 가져올 수 있는데 어째서 가짜를 이용하려 하는가?


84. 정리하자면, 아이디어를 단순하게 만들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수업의 핵심을 찾는 것이며, 그 다음은 학생들이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거기 묶어 연관지어 설명하는 것이다. 


86. 통계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비결은 복잡한 숫자가 아니라 그 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87. 적절한 스토리는 곧 시뮬레이션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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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우리가 어느 나라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언어와 문자를 이해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만일 우리가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을 이해하는 데 있어 그들의 말과 문자를 모른다면 아마 그들을 정확히 이해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52. 중국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기존의 자료들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직접 중국에 가서 보고, 듣고, 중국인을 접촉한 다음에 평가를 내리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누구를 만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데, 중국은 워낙 영토가 넓고 민족이 다양하다 보니 어느 한 지방 사람만을 가지고 중국사람은 이렇다 저렇다고 말할 수 없다. 따라서 가능한 다양하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중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며, 그래야만 중국에 대해 올바르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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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분야에 관한 내용이기때문인지

곧 아프리카에 가기때문인지 오랜만에 즐거이 탐독 중인


일반적이라면 경제성장에 따라 범죄율이 줄어들어야 한다. 하지만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아프리카의 문제는 무엇일까…


인간의 끝 없는 욕망으로 인해 벌어지는 폭력. 또다른 폭력을 낳는 폭력. 


어쩌면 아프리카는 우리 인류의 미래 모습일지 모르겠다.



오늘의 아프리카 정치/경제/사회/문화 스페셜 리포트 '아프리카의 오늘은 세계의 내일이다!'


그 많은 성장의 열매는 어디로 갔는가? 석유/금/다이아몬드/희귀금속… . 선진국과 글로벌 자본을 지탱하는 귀중한 자원이 대량으로 묻힌 대륙 아프리카. 강대국의 자원 확보 열풍 속에 저 빈곤의 땅이 지금 고도성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성장의 대지에는 범죄와 분쟁이 끊이지 않고, 마약 밀수/금융 사기/해적 행위 등 국경을 초월한 폭력이 세계로 뻗치고 있다. 경제 수치는 나날이 호조이지만, 무장조직은 계속 세력을 불려가고 인신매매와 주민 학살은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왜 폭력의 태풍이 휘몰아치는가? 아프리카에서 왜 사회 격차가 심해지는 것인가? 자원은 사람과 사회에 무엇을 가져다주는가? 그 많은 해적은 어디에서 오는가? 아프리카 전문 특파원이었던 저널리스트가 직접 경험한 오늘의 생생한 아프리카 정치/경제/사회/문화 상황! '야생과 기아의 땅'이라는 상투적인 이미지의 장막을 걷고, 어느 책에서도 볼 수 없었던 진짜 아프리카의 현실과 그 그림자를 추적한다. 아프리카의 현재를 그리는 일은 세계의 내일을 예측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13.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아프리카의 현재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범죄나 분쟁 같은 폭력은 사회의 왜곡된 일면이 응축되었다가 가장 극적인 형태로 표출된 결과물이다.

 나날이 성장을 거듭하는 아프리카에서 치안은 왜 끊임없이 흔들리는가? 성장의 혜택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자원 개발이 견인차 역할을 해온 경제 성장 너머에는 어떤 사회가 기다리고 있는가? 자원은 인간과 사회에 무엇을 가져다줄 것인가? 아프리카의 오늘을 그려보는 일은 세계의 내일을 점치는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이런 의문들을 마음에 품고 나는 폭력이 난무하는 아프리카 각지의 현장으로 날아가 보기로 했다.


*남아공

1994년 민주화를 계기로 이런 흑백 간의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장 큰 원인이었던 인종 차별 정책이 폐지되면 서득 격차 역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자연스런 수순이었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민주화 이후 남아공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났다. 인종 차별 시절에 발생했던 격차가 경제 성장과 함께 한층 더 크게 벌어진 것이다.


33. '격차'와 관련하여 남아공의 역사를 우리 생활과 연관 지어 생각해보자. 우리가 다이아몬드 결혼 반지를 구입하는 데 쓴 '월급의 세 배'나 되는 돈은 대부분 인종 차별 정책의 혜택을 받는 백인 광업 자본가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갔다. 물론 인종 차별 정책이 폐지된 이후 그 돈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게 해준 법적인 근거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소수의 특권층에 부가 집중되는 구조만은 민주화 이후에도 교묘하게 모습을 바꿔 살아 숨 쉬고 있다. 전국으로 확산된 불법 거주 지역은 남아공의 새로운 격차를 상징하는 광경이 되었다. 


"아무리 공부해봤자 흑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까?"


남아공의 치안 상태가 세계 최악이라는 오명을 얻게 된 바탕에는 분명 잃어버린 세대와 같은 흑인들의 희망을 빼앗은 인종 차별 정책이 깔려 있었다. 그와의 인터뷰를 마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 비정한 인종 차별 정책은 사람들의 마음에 잔혹하리만치 깊은 상처를 남기고 민주화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후에도 아물기는 커녕 '범죄'라는 피고름이 되어 흘러나오는 게 아닐까?


"아시다시피 이 나라는 1980년대 중반부터 10년간 인종 차별 정책이 붕괴되면서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그 사이 행정기관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틈을 타 외국에서 범죄자가 입국하고 조직범죄의 기초를 다졌지요. 민주화 이후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입국자가 물밀듯 들어오고 실업자 중에는 범죄조직에 가담하는 사람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 결과 남아공은 마약 말매, 인신 매매, 자금 세탁, 사기, 희귀 동식물 불법 거래 등 다양한 조직범의 국제적인 중계 기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남아공의 현실이 바로 범죄조직이 활동하기 딱 좋다는 점입니다. 지리적으로 보자면 북미, 유럽, 동아시아 등 세계 선진국들의 중간에 위치하여 선진국들과 하늘길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지요. 아프리카 국가 중에는 기간시설이 가장 잘 정비돼 있지만, 말단 경찰관이나 출입국관리소 직원이 범죄조직에 매수당할 정도로 국경 경비는 허술합니다."


그렇다면 '양의 경제 구조 속에서 항상 열등한 위치에 서야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부에 접근할 수 있을까? 법치국가라면 원칙적으로 정책을 통해 부의 재분배가 이루어지겠지만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처럼 정부가 제 역할을 못할 때는 어떨까? 당연히 범죄라는 '음의 경제' 구조를 통한 부의 재분배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현금 강탈, 장물 매매, 매춘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한 명의 범죄자가 좀도둑질로 얻은 돈을 소비해서는 일정한 규모를 필요로 하는 '음의 경제'가 성립되지 않는다. 아벨이나 마타베라가 훔친 물건들을 집에 쌓아둔다면 그것은 쓰레기에 불과할 것이다. 훔친 물건을 팔아치워서 범죄에 관련된 모든 사람이 '단맛'을 보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하물며 매춘도 농촌이나 빈민가 출신의 가난한 여자가 동네 길가에 서 있어서는 돈을 벌지 못한다. 요하네스버그처럼 재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번화가에서 '영업'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 접근하려면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직범죄가 아프리카 사회를 맹렬하게 좀먹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5년 유엔마약범죄사무소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아프리카의 발전을 방해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범죄'라며 경종을 울릴 정도로 사태는 심각하다.


* 나이지리아


103. 나라의 기반이 되는 석유산업에 왜 이런 폭력이 몰아치는 걸까? 주민 생활을 위협하는 '내부 위협'과 나이지리아가 세계에 범죄 형태로 수출 중인 '외적 폭력'에는 어떤 구조적 관계가 있는 것일까? 이것이 취재 목적이었다.


109. 나이지리아는 1960년에 독립했지만 석유 기업의 배후에는 정부가 버티고 있었어요. 정부는 돈이 필요하니까 주민이 하는 말 따위는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원유를 물과 가스로 분리하는 플로우 스테이션이 마을 주변에서 가동되기 시작했고 주민들은 밤이고 낮이고 굉음에 시달려야 했어요.


"전기는 없어요. 예전에는 병원에 전기가 들어오기도 했지만 산유 지대의 중심인데도 민가에는 원래 전기가 설치되지 않았어요."

첫 번째 유정이 발견되고 반세기가 지났지만 산유 지대의 한복판에 있는 마을은 지금도 암흑 속에 있었다. 이제는 흔적만 남은 유정의 녹슨 밸브 앞에서 이쿠페수는 우리를 보며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50년 전에 석유 회사가 이 땅을 채굴하도록 허락한 일을 몹시 후회합니다. 50년 전 우리가 조금이라도 교육을 받았더라면 이 지경까지 이르지는 않았겠지요. 무식한 탓입니다. 스스로 생각해야 해요. 그래서 가난해도 아이들만은 필사적으로 교육시켰습니다. 무지한 것만큼무서운 일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으니까요."


"석유는 세계를 배불리는 대신 유전지대에 사는 우리에게는 아무런 혜택도 주지 않아요. 강이 오염되는 바람에 물고기도 조개도 잡지 못합니다. 여기는 전기도 수도도 없어요. 젊은이들은 할 일이 없습니다."


나이지리아는 미국의 다섯 번째 원유 수입국이다. 그러나 이렇게 수출된 원유나 천연가스는 머나먼 이국의 가정이나 직장을 밝히는 전기로 사용되지만 정작 산유 지대에 있는 마을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 어쩔 수 없이 주민들은 각자 돈을 내서 자가발전기를 마련하였다.


국민의 생명과 생활을 지켜야 할 정부가 나이지리아에서는 '가해자'였기 때문이다.

독립이후 나이지리아는 독재자의 욕망으로 얼룩졌고 산유 지대 주민들의 궁핍한 삶 또한 철저히 외면받았다. 석유산업이 국가 재정을 지탱해주었음에도 연방정부는 석유와는 무관한 북부 지역의 개발을 우선시했다. 1970년대 말 외국의 석유 기업이 연방정부에 지불한 광구 임대료 중 주요 산유 지대인 두 주에서는 겨우 2%만이 환원되었을 뿐이다.


"이렇게 소득 격차가 심한 사회에서 가난한 사람은 성실하게 일하는 것 자체가 싫어지지요. 나이지리아 사회에 부패와 불공정 행위가 만연하게 된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석유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국영기업 간부입니다만, 일을 떠나 한 사람의 나이지리아 국민으로서 이 나라를 불행하게 만든 것은 석유라고 생각합니다."

 현대 문명의 물리적 존립 기반이라고도 불리는 석유자원. 나는 석유개발의 최전선인 나이지리아의 델타 지역에서 현존하는 모순을 수없이 목격했다. 산유 지대에서 벌어지는 폭력이 바로 그 수많은 모순들의 최종적인 형태가 아닐까? 그 모순의 귀결지인 산유 지대에서 이름 없는 서민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권력자와 거대 기업의 부조리가 춤추는 사회에서 자라난 젊은이들은 실업자가 되어 젊음을 낭비하고 있으며 이 문제는 다시 국경을 넘어 세계로 번지고 있다.


* 콩고 


그제야 나는 콩고 동부의 각 무장 세력이 주민에게 잔혹한 행위를 가하는 이유를 알 듯했다. 조국인 르완다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부카부 주변 간선도로에서 '통행료'를 거둬들인 후투족계 무장 세력 FDLR, 몽브왈루 금광을 지배하며 단물만 빨아온 FNI. 행정기관이 무너지고 법질서가 마비된 상황이라야만 그들은 각종 '권익'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콩고 동부를 중앙정부가 실제로 지배하고 사회에 '질서와 안정'이 찾아들면 그들은 기득권 상실이라는 사태와 맞닥뜨리게 된다. 이렇게 생각하니, 주민을 공포에 몰아넣고 학살하는 것이 혼란을 지속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전술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됐다. MONUC 부카부 본부에서 인터뷰에 응해준 칸 여단장이 무장 세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를 '지속되는 혼란'이라 말했던 것도 바로 이런 뜻이었으리라.


183. 이렇게 국민의 생활이 파멸된 것과는 반대로 콩고의 경제는 수치상으로 급성장하고 있었다. 성장의 원동력은 물론 자원 개발이다. … 해외 기업의 왕성한 투자 덕분에 콩고의 경제 성장률은 2004년 6.3%, 2005년 6.5%, 2006년 5.1%, 2007년 6.5%라는 높은 수치를 보였다.


도대체 성장의 열매는 어디로 갔을까? …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가난이 아니에요. 이 나라에는 정의가 없습니다. 정의가 실현될 가망이 없다면 아무도 세금을 내지 않을뿐더러 사회를 위해 일하지 않습니다. 이번 대선은 콩고가 정의를 되찾는 계기가 되길 바랄 뿐입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06년 국가별 부패지수에서 콩고는 세계 최하 3위에 올랐다.


금, 콜탄, 다이아몬드, 코발트, 주석, 동, 탈탄 등 서유럽 전역에 해당하는 광활한 국토를 가진 콩고의 땅 밑에는 다양한 자원이 매장돼 있다. 그러나 풍부한 자원은 이 나라에게 평화와 번영이 아니라 난무하는 무장 세력과 사회 질서 붕괴를 초래했다. 인간의 욕망에 휩쓸려 혼란스럽기만한 콩고민주공화국. 우리는 어쩌면 아름다운 보석으로 장식한 액세서리와 IT제품을 통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먼 나라의 분쟁에 알게 모르게 '자금'의 일부를 제공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 수단


 다르푸르의 반정부 무장 단체가 국내외 '지지자'들의 후원을 받는다면 인권 탄압을 계속하는 수단 정부의 정치 및 경제적 배후는 중국이다.


미국이 수단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 서양의 주요 석유 기업이 손을 떼는 와중에 수단 유전 개발의 주역으로 떠오른 것이 중국의 국영 석유 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이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수단 정부는 거액의 석유 수입을 거둬들였다. 과연 이 석유 수입은 얼마나 되며 어디에 사용되는 것일까? 이것이 다르푸르 주민에 대한 박해와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었다. 

어디에 재정을 쓰는 것일까? 2004년 결산서를 보면… 65.6%에 해당하는 1821억 디나르(약 7억 2,800만 달러)를 '국방/경찰/첩보'에 지출하고 있었다. … 각 주에서도 배분된 예산의 대부분을 군사 부분에 지출한다면 수단 전체의 군사비 지출은 막대한 금액이 될 것이다.

 이것이 국제 인권 단체 등이 강력하게 비판하는 '중국의 오일머니가 지원하는 다르푸르의 인권 탄압' 구도이다.


석유에서 발생한 이윤이 수단 정부의 극렬한 인권 탄압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다르푸르 분쟁은 전형적인 '자원 개발이 낳은 인도주의적 위기'가 아닐까? 반대로 나는 다르푸르 반정부 세력을 취재하면서 그들의 무장 투쟁이 세계 각지의 '지지자'들에 의해 계속되고 있는 현실도 엿보았다. 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피난민이 된 사상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아프리카의 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원주민 간의 대립 때문에 발생한 것이 결코 아니었다. 이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세계화 시대의 산물이며 우리의 생활과도 많든 적든 분명히 연관돼 있었다.


* 소말리아


그런데 같은 해 아웨이스는 벽에 부딪히고 만다. 유엔안보리가 미군을 중심으로 한 평화유지군을 소말리아로 파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소말리아 내외의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은 이를 두고 '인도적 원조를 구실로 이슬람 세계에서 미국의 존재를 확립하려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란과 수단은 1992년 8월 15일 소말리아로 대표단을 파견해 알이티하드에게 자금을 제공하고 무장 훈련을 시작할 정도였다. 이러한 자금과 훈련의 실무를 맡은 것이 바로 당시 수단 정부의 비호를 받던 오사마 빈 라덴이다. 이때부터 소말리아의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이 국제적인 알카에다 조직에 포섭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1995년 소말리아에서 평화유지군이 철수하고 사실상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이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이는 곧 소말리아와 수단 사이에 낀 에티오피아 중앙정부가 안보상 큰 위협을 맞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에티오피아는 고대 기독교의 하나인 에티오피아 정교도가 정치와 사회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는데, 에티오피아 중서부에서 남부를 거쳐 동부에 이르는 지역은 이슬람교도인 오로모족이 살고 있었다.이들은 '오모로 해방 전선'이라고 부르는 무장 조직을 만들어 이슬람 원리주의 정권인 이란과 수단의 지원을 받아 에티오피아 정부를 상대로 무장 투쟁을 계속해왔다.


"미국은 전 세계에 있는 이슬람교도를 탄압하고 소말리아 임시정부는 그런 미국에 협력하면서 죄 없는 이슬람교도를 수없이 죽였습니다. 그러니 소박한 젊은이들도 이런 과격파 사상에 쉽게 공감할 수 밖에요."


"무정부 상태가 계속되면서 사람들은 총만 믿게 됐습니다. 그런 와중에 원리주의자들은 교육과 복지를 통해 사회에 깊숙이 파고들었어요. 1990년대 중반 이후 과격한 이슬람주의를 내건 사우디아라비아나 파키스탄의 민간단체가 소말리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신학교에 돈을 기부하고 과격한 이슬람 사상을 지닌 교사를 파견했습니다. 알카에다의 훈련 모습을 촬영한 비디오를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반미 테러의 정당성을 가르치기도 했어요. 순수한 아이들은 세뇌당했고 과격 사상이 사회에 뿌리내린 겁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국제사회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원조, 평화적 교섭, 평화유지활동, 아니면 무력행사? 여러 단어가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나는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단어를 찾지 못했다. 다만 소말리아 사회의 혼란과 폭력은 소말리아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동시에 해적이 확산이라는 예기치 못한 형태로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폭력이 국경을 초월한 것이다.


빈곤과 번영. 이 두 세계는

도무지 접점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내가 아프리카 각지에서 목격한 현실에는

이 두 세계가 불행하게도

'폭력'이라는 고리로 연결돼 있었다.

전 지구적인 규모의 격차 사회가 야기한

계속되는 폭력과 범죄를 각오하더라도

무한 경쟁을 예찬하는 양육강식의 길을 향해 갈 것인가?

아니면 폭력이 확산되는 것을 막고

자본주의의 폭주에 제동을 걸어

생명의 가치를 지키려고 노력할 것인가?

우리는 지금 생명의 가치를 둘러싼 갈림길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인종 차별 시절 남아공에서는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준이 '인종'에 있었다. 악명 높은 인종 차별 정책이 폐지된 오늘날, 이제 병원은 인종으로 환자를 고르지 않는다. 그 대신 돈이라는 새로운 기준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


엄청난 소득 격차로부터 발생하는 절망과 증오는 '폭력'으로 탈바꿈하여 언젠가는 전 세계를 뒤덮는 먹구름이 되지는 않을가? 내가 아프리카에서 목격한 현실은 자원 개발 열풍과 머니 게임 끝에 불안정해지고 있는 '세계의 내일'을 미리 보여준 게 아닐까? 이것이 이 책의 집필을 마친 지금의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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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진리를 마음에서 구하지 않기 때문에 어리석고 깨달음이 없게 된다. 배운 것을 익히지 않기 때문에 위험하고 불안하게 된다. (중략) 널리 배우고 깊이 묻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분명하게 판단하고 독실하게 행한ㄴ 것.이 다섯 가지중에 한 가지라도 없다면 그것은 학문이 아니다. - 주희, 사서집주


247. 아무리 많은 책을 읽었어도 읽은 것을 흡수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단지 놀이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니 이 질문은 "당신이 읽은 책 중에서 당신에게 영향을 미친 책은 몇권입니까?"로 바뀌어야 한다.


255.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독서다. … 독서는 타인의 지식을 빌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지식의 변별력이다. 소워 공통의 교육과정에서는 성과의 높낮이, 즉 차이만 강조된다. 그러나 독서는 완전히 차별적인 성과의 잣대를 제공한다. 더구나 독서는 간접체험을 통해 정규교육에서 얻을 수 없는 지혜를 연마하게 해주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키워주며, 다양한 분야를 통섭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 뿐만 아니다. 독서를 통해 사람들이 각자 다르게 생각하는 언어와 맗는 언어를 배우고, 내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 이 점은 대단히 중요하다. 사람의 생각은 언어로 고정되어 있고, 언어는 맥락이 있어야만 뜻이 형성된다. 언어, 즉 어휘가 부족하면 생각이 풍부할 수 없고 언어를 맥락화할 수 없다면 체계적인 생각을 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유'란 맥락화된 생각을 가리킨다. 그래서 독서는 사유를 배우는 제1의 수단이며 창의력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독서가 이렇게 방대한 기회를 주는데도 독서를 통해 발전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독서의 대상이 편협하거나 생각을 읽지 않고 문자에만 의존하는 기계적인 독서를 하거나 저자의 논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사건이나 이야기에만 몰입하는 나쁜 독서습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독서는 먼저 문자(텍스트)를 읽고 거기에 담긴 저자의 생각과 사상과 지식을 이해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이해한 것들을 기반으로 나를 변화시키는 내면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덕서에서 우리가 제일 먼저 만나는 난관은 텍스트를 대하는 자세다. 생각을 모두 말로 옮길 수 없고 말은 문자로 고스란히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독서를 할 때 단수히 문자를 읽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문자가 지시하는 저자의 진짜 생각을 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257. 하지만 대개 우리가 어떤 책을 읽고 해석한 결과는 비슷하다. 왜냐하면 독자들의 해석은 당시의 억압적인 질서에 따르기 때문이다. 좀 어려운 이야기지만 텍스트를 해석하는 방식은 무의식적으로 그 시대의 주류 해석을 따라 간다는 뜻이다. … 때문에 텍스트를 대할 때 지배적 해석에 매몰되면 독서를 통해 나의 사상을 발전시키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263. 인간은 언어로 사고하고 언어로 의사를 표현한다. 때문에 다른 사람의 언어와 표현법을 많이 익히고 활용하면 궁극적으로 내 사고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


필자가 제시하는 독서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 독서 1 : 좋은 책을 읽는 것보다 나쁜 책을 읽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 독서 2 : 지금 읽기에 편안한 책은 오락에 불과하다. 항상 지금 읽기에 조금 버겁고 힘든 책을 고르는 것이 좋다.

- 독서 3 : 저자의 논리에 매몰되지 말 것! 한 권의 책에 매료되면 가능한한 그 반대 논리를 주장하는 책도 함께 읽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지 않을 경우 '독서로 인한 편협성'에 빠지기 쉽다.

- 독서 4 : 늘 새로운 것에 선의를 가질 것! 모르는 장르, 익숙하지 않은 분야의 책을 읽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공공부가 아닌 이상 익숙한 것의 포로가 되면 독서에 의한 자기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 독서 5 : 완독, 다독보다 중요한 것은 독서 후의 사유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면 그 책을 읽는 데 투자한 시간 이상 책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는 지식을 체화하고 사유의 폭을 넓히는 수단이다. 성찰의 실마리를 던져주지 못한 책은 시간을 파먹는 좀벌레에 불과하다.

- 독서 10 : 돌아가신 분의 책을 읽어라. 선택의 여지없이 좋은 책이다.


272. 글을 쓸 때는 먼저 말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해 충분한 숙고를 거쳐야 한다. 우리가 글을 쓴다고 할 때 가장 먼저 범하는오류 중 하나가 일단 '나는 …'이라고 무조건 시작해놓고 보는 습관이다. 무언가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에 떠밀려 글의 주제와 줄거리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반드시 기승전결의 얼개를 미리 머릿속에 그리고 시작해야 한다. 글을 쓰기 전에 '시선'을 먼저 가다듬는 것이다. 어떤 글을 쓸 것인지, 무엇을 말할 것인지, 어떤 형식으로 쓸 것인지를 생각해 결정한다. 나의 시선이 분해한 프리즘의 색깔을 명료하게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288. 결국 해법(시대의 희망부재와 우울)은 사회다. 사회가 발달하면서 일정 부분 우뇌형 개인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고, 지금과 같은 고도산업사회에서 농경시대처럼 이웃의 숟가락까지 꿰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우리가 들판에 홀로선 존재가 아니라는 격려와 위안을 사회가 줄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의 화두는 welfare(복지)가 되고 있지만,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적으로 논쟁하는 복지보다는 wellbeing(참살이)에 대한 근본적 인식이다. 이때 wellbeing은 단순히 유기농 음식을 먹고 피톤치드를 마시며 숲길을 걷는 개인화된 것이 아니라, 정신적 위안과 연대의 회복과 같은 사회적 wellbeing에 대한 자각을 말한다.


292. 운명의 신은 여신이므로 그녀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가끔은 쓰러뜨리거나 제압할 필요가 있다. 운명은 거리를 두고 망설이는 사람보다 이런 사람들에게 승자의 면류관을 씌워준다. 즉 운명은 여자와 같아서 젊은 청년의 편이다. 왜냐하면 혈기 왕성한 청년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민첩하고 과감하게 여자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 군주론


303. SNS에서 오고가는 담론은 서로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통되고 소비되며, 한 가지 견해를 두고 모두가 옳다고 착각하는 '무오류성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만약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정책이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착각할 것이고 언론사라면 자사의 논조가 대중의 중심을 대표한다고 오해하게 될 것이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못마땅한 사람은 입을 다물고 동의하는 사람은 적극적으로 맞장구를 친다. 그래서 SNS상의 의견들은 비판에 민감하고 그래서 비판은 암암리에 위축된다.


304. 사람은 누군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기를 바라지만, 내 말을 하려면 상대의 말도 들어줘야 한다. 이것이 바로 소통이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도 진심을 말하려 하지 않고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익이 우선인 사회에서는 가능하면 자신의 본심은 숨긴 채 상대의 본심을 간파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박사들이 포커페이스로 자신의 패를 감추고 상대의 패를 읽어내야 돈을 딸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가 사회 전반에 작동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는 모두 각자 고립되어 있다. 도심 속의 섬처럼 각자 외롭게 누에고치를 짓고 상대를 경계하며 마음의 문을 닫아건 것이다.


308. 지금 우리 사회에 불어닥친 SNS열풍은 사람이 부가가치의 핵심이 되는 시대에 사람의 만남, 그 플랫폼이 갖는 잠재력을 보여주는 상징이자 증거다. SNS를 그저 단순한 오락으로 여기지 않고 그것에 내포된 상징성에 주목한다면, 거기에 펼쳐진 새로운 패러다임의 한 장면이 뚜렷하게 보일 것이다. 


313. 타인의 자존감에 대한 인정, 내가 아닌 그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같은 눈높이에서 상대의 마음이 되어 진심을 보이는 것, 이것이 empathy다. 영향력은 바로 이런 마음에서 행사되어야 하고 이를 가리켜 '선한 영향력'이라고 부른다.


314. 이때 선한 영향력은 단순히 '착해빠진', '바보 같은'이라는 말이 지시하는 의미를 가리키지 않는다. 단지 분노를 억제하고 권리를 포기하며 대항할 의지를 삭임으로써 '착하다'는 평가를 받는 수동적 태도를 가리키는 것도 아니다. 적극적인 자유의지와 강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나의 그것만큼 타인의 자존감도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이 empathy다. 우리 모두가 독전이 아닌 공존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바로 empathy인 것이다.


324. 지금 청년들에게는, 지금까지 없던 것을 새로 창조하는 천재성이 아닌 기존의 것들을 통합해서 재조합하는 통섭의 능력과 안목을 키우고, 인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자신의 세계관을 확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326. 변화에는 수동적인 변화와 능동적인 변화가 있다. 수동적인 변화는 죽음에 이르는 길이지만, 능동적인 변화는 나를 실존케 하는 증거이자 내 삶의 면류관이다.


327. 문제는 그 안목을 기르는 노력이다. 변화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다. 가만히 서서 지나가는 KTX를 보면, 마치 야구공이 지나간 것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신발을 벗어들고 같은 방향으로 달리면 객차가 보이고 자전거를 타고 따라가면 사람이 보인다. 하지만 그 안에 누가 타고 있는지를 알려면 KTX에 직접 올라타야 한다.

 변화는 스스로 변화하는 사람에게만 모습을 드러내는 무지개와 같다. 매일 스스로 변화해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 아침과 다른 저녁을 맞는 사람에게 변화하는 패러다임 혹은 세상은, 속속들이 들여다보이는 느린 장면이 된다. 하지만 모니터 앞에 앉아 습관처럼 연예기사나 살피면서 무의미한 논쟁을 벌이고, 매일 갖는 술자리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한탄만 늘어놓는 사람에게는 '번쩍!'하고 지나가버리는 번갯불처럼 실체를 보여주지 않는다.

 청년기는 변화의 시기다. 육체적/정신적으로 가장 빨리 성숙하는 청년기에 마른 스펀지가 물을 흠뻑 빨아들이듯 귀중한 것들,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을 가득 흡수해야 한다. 


330. 우리 시대는 대변환을 요구하고 있다. 햇볕 한 줌 들지 않는 컴컴한 동굴에 앉아 쥐구멍에도 볕이 들기를 기다리는 소극적인 '역'과, 동굴을 파고 쥐구멍을 부숴 볕을 끌어들이는 적극적인 '역' 모두 간절하게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영원하다. 주역은 '막히면 변하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즉, 스스로 변하는 것이 해법이라는 뜻이다.


332. 이런 국면의 전환기를 알기 위해서는 주류권력의 관점에서 바라본 패러다임의 변화를 넘어 사회구조적 변환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334. 누군가 개척한 성공의 길을 따라가다가 성과를 가로채며 앞서 달려나가도 그저 달린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했던 시대다. 그 결과 오늘날 드디어 선두그룹에 진입했다. 최소한 처음에 내세운 어젠더대로 일류기업, 글로벌기업, GDP순위 등에서는 더 이상 추격할 대상이 없는 선두 그룹의 일원이 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드러났다. 추격을 끝내자 목표가 사라진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선두, 일등, 일류를 외치며 달려왔지만 막상 선두가 되자 국가적/사회적 가치관의 부재와 혼재의 시대를 만나게 되었다. 남의 것을 모방하고 추격하는 데에만 길들여져온 우리의 문화가 제일 앞줄에 서면서 길을 잃어버린 것이다.


선두의 역할은 추격이 아니라 길을 찾는 것이다. 당대성과 시대성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이 바로 지금 우리 사회 분열의 핵심이다. 보릿고개를 넘던 시절, 오로지 잘살면 된다는 최우선 명제의 관점에서는 적당히 부패하고 부정하며 외면하고 짓밟는 것을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이것이 우리 기성세대들의 논지의 핵심이다. 하지만 시대성의 관점에서 보면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335. 어떤 논리가 시대성을 갖기 위해서는 당대를 넘어 다음 시대에도 받아들여져야 하기 때문이다. 


338. 자원고갈과 폐기물의 문제에서 자유로우며 무한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생산수단이 곧 사람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엔터테인먼트, 레저, 에듀케이션, 헬스케어, 바이오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영역은 기존에 없던 것을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던 것을 재조합함으로써 시너지를 창출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340. 핵심은 기계가 아닌 사람이다. 그간 일류가 생산한 기계문명의 산물은 최소 수십 년간 추가적 발전 없이도 인류의 삶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만큼 앞서나갔다. 하지만 그렇게 달려온 인류가 정작 필요로 하는 것은 휴식과 위로, 그리고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환경이다. 따라서 레저와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위로받고, 그간 산발적으로 성장해온 과학기술의 이면에 뒤처진 인문학과 예술 등의 지적콘텐츠에 주력하는 새로운 교육이 확장되고, 삶의 질과 수명연장의 꿈이 중심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다. 이는 코스케틱, 성형, 스파 등의 산업이 최근 급격한 성장을 보이는 배경이기도 하다.


341. 공공의식을 가진 공감형 리더십의 요구. 

아리스토텔레스는 오늘날 우리가 '윤리'라고 부르는 선량함의 규율에 대해 "행복은 어떤 행위의 결과가 아니라 행위 그 자체에 있다."고 선언했다. 따라서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결과물에 대한 집착이 아닌 '선한 습관'혹은 '선한 행위'를 내 삶의 일부로 만들어야 하고, 이런 태도를 익히기 위해 인간과 사회의 선량한 규범을 만들어 강제력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즉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선함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나 사회 시스템이 추구해야 할 가치이며, 국가/사회 시스템은 선한 규범하에 선량한 강제력을 행사하게 하는 제도라고 여겼던 것이다.


그가 주창한 윤리학은 인간의 '선량한 에토스(성격)를 어떤 행위규범의 틀에 담는가(윤리)의 문제이며, 이런 체제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방법을 찾는 것이 바로 정치'라는 영역으로 확장된 것이다. 따라서 윤리나 도덕, 국가경영등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이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선'을 추구하고, 그 가치를 바탕으로 '행복'을 구현하는 하나의 틀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인간은 본성적으로 정치적 동물이다'라는 명제가 탄생한 것이다.


사회는 그 자체의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해 극한의 노력을 다하고, 개인은 그에 귀속되는 헌신을 다하는 것이 선함 혹은 행복의 근원이라는 지적인 셈이다. 우리는 보통 이런 헌신성을 가리켜 '공공의식'이라 부른다.


344. 온전히 자기가 경험한 만큼이 자신의 세계다. 


345. 모든 교육은, 또 모든 리더십의 자격은 공공의식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 권력은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공을 위해 행사되어야 하고, 교육은 특정 계층의 자녀가 아닌 전국민의 아이들에게 고른 기회를 줘야 한다.  그것만이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사회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공공의식이 실종된 상태다. 

'시대의 요구는 시대의 과잉이 아닌 결핍과 일치'하며, 그 결핍은 다음 세대의 필수 덕목이 된다는 사실이다. … 무모한 스펙전쟁이 아니라 대표적 결핍인 공공성을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사회적 건강성에 헌신함으로써 차세대 리더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을 획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즉 과거에는 잘난 사람의 리더십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대중의 팔로십이 중요한 시대다.

 국가지도자건 사회지도자건 '팔로 미'가 아닌 '위드 미'를 말하는 사람, 함께 가고 헌신하며 먼저 실천하는 사람이 리더로서 인정을 받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351. 그 점에서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이 될 청년들의 어깨가 무겁다. 가난을 대물림하기 싫어 대를 끊겠다는 비탄보다는, 문제를 알았으니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결의와 공분이 필요하다. 바로 그 지점을 정확히 간파하고 대열의 전면에 서는 청년이 바로 새로운 시대의 리더가 될 수 있다. 혹시라도 자신이 여건상 유리한 고지에 있다면, 그럴수록 더 사회의 이면을 바라봐야 하고, 소외되고 약한 사람들을 이해하는 공감력을 키워야 한다. 그것이 바로 청년들이 미래의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길이다.


355. 청년들에게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바로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외부 요인들이 가득해서 좋아 보이는 것, 기발하고 멋져 보이는 목표들만 가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나의 좌표를 설정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 나의 강점과 재능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바탕 위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하는데, 나를 소외시키고 남들에게 성공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는 추상적인 망상만 가득한 셈이다.

 목표를 세울 때는 바드시 나를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의식을 집중해서 무의식을 가만히 탐색하고, 나의 장점과 단점을 잘 비교한 다음, 최소한 장점 항목이 단점을 능가할 때, 장점들을 잘 모아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재능을 파악한다. 그리고 그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결정한 다음, 그 분야에서 가장 가능성이 있는 것을 찾아 그것을 나의 목ㅍ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356. 정말 버려야 하는 대상은 장기적 인내가 필요한 것들이어야 한다. 잠을 참아내거나 담배를 참아내거나 술을 참아내는 것처럼, 지속적으로 늘 그것과 투쟁해야 하는 것들을 버리기로 결심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긴 투쟁을 이겨나가면 그것이 곧 새로운 습관으로 이어지고, 의식은 명료해진다. 의식이 본능을 통제하고 극복하면서 필요한 일을 행하는 인내로 이어졌다면, 이미 의식의 통제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이제 그것을 습관화함으로써 강고한 자아를 구축하라.

 그로써 우리는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그 다음 우리가 단단한 바탕을 딛고 자신의 길을 심장이 터질 만큼 힘차게 달려나갈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특별한 아우라를 획들할 수 있다. 

 이런 삶은 불행하지 않다. 우울의 여지도 없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달콤한 말에 현혹될 필요도 없다.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것은 무의식의 노예가 되라는 뜻이다. 긍정은 당의정이 아니다. 긍정의 태도를 몸에 익히고 그것을 실천함으로써 느껴지는 자존감이 바로 긍정의 힘을 발휘한다. 

 이 길에서는 무언가 이루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 최선을 다하는 삶 그 자체가 중요하다. … 그래서 '지난 20년간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해서 살았어'라고 말할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 그것이 내가 주인이 되는 삶, 결과를 돌아보지 않고 과정을 중시하는 긍정적 삶의 뿌리다. 

 주어진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최악/차악뿐이다. 하지만 내가 만든 상황에서 던지는 주사위에는 최선/차선의 선택이 있다. 기다린다고 상황이 명료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밤안개는 시간이 지날수록 짙어진다.

 다만,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다하면서 새로운 것을 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 마리의 토끼를 좇지 말라는 것은 패배자의 논리다. 지금 만약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면 두 마리의 토끼를 좇아라. 지금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현재에 최선을 다하면서, 미래에 대한 준비를 병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그만큼 다른 것을 포기해야 한다. 불필요한 순서대로 나에게 붙어 있는 나쁜 습관의 찌꺼기를 떼어내고, 시간을 압축해서 밀도를 높이고, 코피가 터지고 엉덩이가 짓무르도록 집중해가면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인생은 정직한 것이다. 묵묵히 걸어가라. 결과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28. <인간의 친밀행동>을 쓴 영국의 동물행동학자 데스몬드 모리스는 이와 같은 상태를 '일시적 유아성 증후군'이라고 말합니다. 병에 걸리면 어쩔 수 없이 자리에 드러눕게 되는데, 여기서 건강할 때에는 누리지 못했던 큰 위안을 얻게 됩니다. 고통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약해진 사람은 유아적인 심성에서 나오는 신호를 자신을 돌보아줄 수 있는 사람에게 보냅니다. 그러면 돌봄의 손길을 줄 수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 - 의료인, 몸을 만지는 전문가 - 의 도움을 받거나, 어머니의 손길을 대신해줄 수 있는 사람의 '일시적 모성'을 체험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친밀한 '정'에서 나오는 이 행위들은 놀라운 치유효과를 발휘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빈틈없이 순수한 마음인 '정성'과 사랑과 친근함의 '정'이 실리지 않은, 그저 그런 기능적인 손길에는 아무런 반응도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49. 접속중독. 온라인 세상에서 그물망처럼 얽히면서 접속되어 있으니 나와 남의 경계가 없어지고 서로의 사생활을 들여다보고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없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 네트워크 속에서 한 순간이라도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그룹에서 소외되고 타인으로부터 버림받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그러한 습관적 중독행위에 빠져들게 하는 건 아닐지.


50. 생활의 도구일 뿐인 '그것'에 종속되어 살다보니 삶의 주체이자 본질인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는 귀 기울일 줄 모릅니다.

누에고치처럼 자기만의 공간에 머물려고 하는 '코쿤족'.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면서 대화를 하지 않는 '디지털 무언족'이란 신조어도 생겨났습니다. 이들이 디지털 상에서 나누는 대화는 주고받는 쌍방향성이 아니라 일방향성으로, '내 할 말은 이것'이라는 듯 문자로 이야기를 던져 놓을 뿐입니다. '나는 할 말을 다했다'는 식으로 행동하면서 책임을 지지 않는 개인주의적 대화법입니다. 서로 얼굴을 보면서 나누는 대화가 서로를 잇는 '선'과 같다면 디지털 무언족의 문자 대화는 수많은 '점'들이 불연속적으로 퍼져 있는 형태와 비슷합니다. 이 때문에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대량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이를 즐기기도 하지만 '군중 속의 고독'을 느낄 개연성도 커진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또한 기다리지 못합니다. 클릭만 하면 정보가 바로 나오니 사람들이 무엇이든 즉석에서 해답을 찾으려 합니다. 참을성, 인내심이 없어지니 깊이 생각하지 못합니다. 조금이라도 늦게 반응하면 화를 내고, 욕을 해대고, 집어 던지고, 주먹을 휘두르고, 흉기를 들이댑니다. 마음 속에서 걸러지지 않고 바로 튀어나오는 생각이나 행동을 즉흥적으로 쏟아내고 행동해버립니다.


54. 요즘 우리 주변에서 소중한 생명들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삶이 어렵고 힘들고 무가치하다고 생각되어서 자신의 목숨을 끊고, 관계에서 받은 상처와 아픔 때문에 타인에게 보복심리로 살인하는 이들이 왜 자꾸 늘어가야만 합니까. 길을 잃고 헤맬 때는 원점으로 돌아가 주변ㅇ르 다시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문제해결의 열쇠가 됩니다. 이제 우리 관계를 건강하게 되살리고 가족의 소중한 가치를 다시 돌아보면서 관계에서 풀지 못하고 맺힌 채 남아있는 매듭은 관계에서 풀어야 합니다. 서로 접촉하면서 아픔을 어루만져주어야 합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99. "매일같이 나는 신에게 감사한다. 네가 내게로 온 것을.

운명이 두 영혼을 맺어준 것을.

내가 태어난 것은 오직 너를 만나기 위함이었고

내가 어른이 된 건, 너를 아내로 맞이하기 위함이었다."

존 레논


182. 마음에 상처를 남긴 어떠한 정서적 사건이라도 내 삶에서 그것이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를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다면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압력밭솥을 비유로 들어봅니다. 쌀은 압력밭솥에서 밥으로 꼴이 바뀌어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양식이 됩니다. 쌀은 밭솥 속에서 뜨거운 열을 받으며 다 익어 뜸이 들 때에는 배출구로 열기가 빠져나가야 밥이 됩니다. 관계 속에서 맺힌 감정을 풀지 않고 마음에 담아둔 채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증기배출구가 막힌 압력밥솥에 불을 계속 지피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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